미드로 영어공부? 3~4회 한글 자막 본 뒤 영어로 바꿔..자막없이 다시 한번

한겨레 2021. 1. 1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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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덕후들의 오티티 충전소] 김영철의 미드로 영어공부]

<한겨레> 자료사진

[드라마 덕후들의 OTT 충전소] 김영철의 미드로 영어공부 ③ 자막 활용

여러분은 왜 미국드라마(미드)를 보는가? 재미로? 유행 따라? 한국의 많은 시청자는 ‘영어공부’를 위해 미드를 본다고 말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른바 ‘덕후들의 오티티 충전소 번외편’. 영어공부를 ‘성실한 소’처럼 하는 걸로 유명한 방송인 김영철이 2021년 새해를 맞아 <한겨레> 독자를 위해 ‘미드로 하는 영어공부 방법’을 전수한다. 총 3회에 걸쳐 ①미드 영어공부 첫걸음 ②영어가 잘 들리는 미드 추천 ③미드 자막 활용 공부법을 주제로 연재한다.

자, 지난 2회 동안 제가 알려드린 걸 떠올려볼까요? ①자주 나오는 문장 반드시 메모하고 외우고 따라 한다. ②시트콤 속 원어민이 아닌 캐릭터와 할머니·할아버지 발음에 특히 귀 기울이면 리스닝에 도움이 된다. 그레이트! 그렇죠. 이 두가지만 잘 기억하면 미국드라마로 영어 공부하기 절반은 성공이죠.

세번째 시간은 자막 활용법을 알려드릴까 해요. 미드를 자막 없이 봐야 귀가 뚫린다고들 하지만, 내용도 모르는데 무작정 자막 끄기를 하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전 처음 3~4회까지는 한글 자막으로 보다가 내용이 어느 정도 파악되면 영어 자막으로 바꿔서 봐요. 사전에 등장인물과 시놉시스 등을 살펴서 내용 파악하고 보면 훨씬 도움이 되죠. 그런 다음 가급적 자막 없이 한번 더 본답니다. 그래서 미드 전편을 몰아보는 데 남들 두배의 시간이 걸려요. 지난 회에 언급한 적 있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지금 그렇게 보고 있어요. 한번 보고 자막 없이 다시 보는 중이죠.

여기서 팁. ①번을 섞으면 좋아요. 미드를 영어 자막과 함께 보다가 유용한 문장이 나오면 ‘멈춤’ 버튼 누르고 받아 적은 다음 반드시 외워서 써먹으세요. 전 미드 볼 때 노트와 펜을 준비해놓고 봐요. 유용한 문장이 나오면 ‘멈춤’ 누르고 받아 적고, 또 ‘멈춤’ 하고 받아 적고. 한 드라마에 실생활에 유용한 표현이 20개쯤은 나오죠. <위기의 주부들>에서 벨을 ‘딩동’ 누르면 미국인들은 “무슨 일이야? 왜 왔어?”를 “Hey, What brings you here”라고 해요. 직역하면 “뭘 갖고 왔니” 정도인데. 의미는 “왜 무슨 얘깃거리, 안부들을 갖고 왔니?”니깐 인사 표현으로 대체하기 좋죠. 언제까지 “Why are you here?”만 쓸 거예요. <프리즌 브레이크>에선 “Take that back”(그 말 취소해)을 배웠어요. 유용한 문장 적어서 외우고 나면, 그 표현 사용하려고 일부러 비슷한 상황도 만들어요. 자주 사용해야 입에 붙으니까요.

<에밀리 파리에 가다>.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최근에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1 첫 에피소드에서 한 문장이 저를 사로잡았어요. 파리로 발령받은 에밀리가 “너 불어 못하잖아”라는 남자친구한테 “가서 배울 거야”라고 답하는데, 이어지는 문장은 절 위한 표현이라 생각해 2021년 다짐용으로 암기해뒀어요, 여러분과 나누고 싶네요. “Fake it till you make it.” 원래 뜻은 ‘성공할 때까지 그런 척해라’인데 ‘부딪히면서 해보는 거지, 뭐’ 등의 뜻이 내포돼 있죠.

전 올해 이 드라마 때문에 프랑스어 관련 책을 사고 불어를 배워볼까 하는 욕구가 치솟아요. 50살쯤엔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면 어떨까요? 프랑스 와인 농장에 가서 와인을 시킨다든지 파리 백화점에서 잘못 산 물건을 환불받고 싶어요. 제가 가장 잘하는 요리가 프랑스 요리 포토푀(Pot-au-feu)라니까요. 프랑스와 김영철, 은근 케미 죽이죠? 하하하.

영어와 또 달라 두렵기도 한데, 영어를 배우고 나니 어떤 언어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요. 틀리면 좀 어때요? 우리 한국어로 말할 때도 실수하잖아요. 영어든 프랑스어든, 배우고 싶은 언어가 있다면 도전해보세요. 미국 가서 디브이디(DVD)를 사 오거나 강남역 학원을 배회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집에서 ‘플레이’만 누르면 미드가 나오는 이 편한 시대를 잘 활용해보자고요.

그래도 부족하다 싶을 땐 매일 오전 7~9시 라디오 <김영철의 파워에프엠(FM)>(에스비에스)을 켜세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한가지씩 영어 표현을 배워요. 청취자가 궁금해하는 문장, 이를테면 “영어로 ‘난 여름 체질이 아니고 겨울 체질이야’를 어떻게 표현할까요?”라고 게시판에 글을 올리세요. 제가 1차로 만들어보고, 타일러가 원어민식 표현을 알려줘요. 저는 영어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걸 깨달아요. 자꾸 좀 더 어렵게 표현하려 해요. 그런데 타일러가 알려주는 영어는 너무 쉬워서 허무해요. “I am not a summer person, just winter person.” 이런 게 미국식 영어래요. 와우!

올해는 여러분도 미드를 통해 콩글리시가 아닌 잉글리시를 많이 습득하길 바라고, 부족하면 <김영철의 파워에프엠>으로도 도움을 받길 바라요. 그래도 허전하면 팟캐스트 상위권을 달리는 <김영철 &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도 들어보길 바라며, ‘김영철의 미드로 영어 공부하기’ 마지막 시간도 힘차게 활용해보시길 바라요. 마지막이란 말에 아쉬움을 느끼신다면, 제가 진행하는 방송을 들어보시라고 홍보 좀 했어요. 하하하.

자, ①, ②, ③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원하는 미드를 고르세요. 자막 선택하셨나요? 이제 ‘플레이’를 누릅시다. Fake it till you make it! OK?

이제 저 김영철은 물러갑니다. 새해를 맞아 특집으로 토요일마다 여러분을 찾아왔어요. 2021년 의미 있는 시작을 여러분과 함께해 영광입니다. 다음주부터는 이 칼럼의 원래 주인인 박상혁 예능 피디가 돌아옵니다. 그가 소개하는 좋은 국외 드라마·예능에 관한 글도 많이 읽어주세요. 저는 앞으로도 영어 공부를 하며 좋은 미드를 보다가 <한겨레> 독자가 생각나면 불쑥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언제 등장할지 모를 저를 기다려주세요. <끝>

코미디언·SBS 라디오 <김영철의 파워FM>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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