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속 '얼음발' 릴레이

2021. 1. 1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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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요즘같은 겨울철이 되면 북한 어린이들에게 눈 장화를 보내주는 기부 캠페인이 있습니다.

이를 위한 모금 운동도 펼쳐지는데요, 벌써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10년을 맞았던 지난해 말부터는 특별한 재미를 가미한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그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 리포트 ▶

2014년 여름, 미국에서 시작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된 아이스버킷 챌린지.

당초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시작이 됐는데요.

아예 기부문화를 활성화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퍼져나갔습니다.

버킷, 양동이에 담긴 얼음물을 머리에 뒤집어쓰는 도전을 하고 이를 똑같이 이어갈 3명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셀럽, 유명인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오랫동안 크게 유행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동영상 하나가 겨울추위가 시작되던 지난달초, SNS에 올라왔습니다.

[윤상혁/(사)선양하나 국제대표] "코로나의 여파와 더불어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혹독한 겨울을 보낼 북녘 어린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아이스핏 챌린지를 준비했습니다. 이제 제가 3명을 지명하겠습니다"

양동이에 담긴 얼음물을 머리에 끼얹는 대신, 얼음물에 두 발을 담가 혹한기 북한 어린이들이 느낄 추위를 체험해 보고, 겨울철 눈 장화 한 켤레씩을 북한 어린이에게 기부하자는 겁니다.

이름하여 아이스핏 챌린지.

대북지원단체인 선양하나가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벤치마킹해 시작한 건데요.

이 단체는 시민들의 후원금을 모아 2010년부터 매년 만 켤레정도의 눈 장화를 만들어 북한 어린이들에게 보내왔고, 지난 10년간 기증한 신발만 12만켤레에 달합니다.

지명을 받아 곧바로 이어진 아이스핏 챌린지.

[양창석/(사)선양하나 한국대표] "후원자분들이 보다 많은 신발들을 지원해주기를 호소하면서 또 동참해주길 원하면서 이 챌린지를 합니다."

[양창석/(사)선양하나 한국대표] "북한 주민들의 생각과 입장과 상황을 우리가 한번 마음에 담아보는 그게 기본이구요, 또 이렇게 함으로써 교류협력이 더욱더 확대되는 하나의 계기가 될수 있지 않을까..."

영화배우 추상미씨도 첫 지명을 받은 세명중 한명이었습니다.

[추상미/영화감독 겸 배우, (사)선양하나 홍보대사] "아, 진짜 상상만 하는 것과 이렇게 직접 체험해보는건 천지차이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공감하는 마음으로 여러분들 이 아이스핏 챌린지 함께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추상미씨는 2년전 한국전쟁 고아들의 이야기로 직접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계기로 이 단체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추상미/영화감독 겸 배우, (사)선양하나 홍보대사] "후원금들을 모을수 있는 대면해서 모을수 있는 기회도 많이 없고 하니까 그냥 SNS를 통해서 한번 해보자, 그래서 저희는 그냥 별 생각없이 시작을 했는데 오 너무 반응이 좋았어요."

이렇게 우선 유명인들의 아이스핏 챌린지가 이어졌습니다.

[정준호/배우] "하필이면 오늘 올해 들어서 가장 추운 날입니다. 야..예상대로 뼈가 사무치도록 발이 시리네요."

[유정현/성악가] "자 들어갑니다. 오우..함께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아아아아..."

한겨울 차디찬 얼음물은 챌린지 이전에 가졌던 추위에 대한 자신감을 부끄럽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권민중/배우(1차 시도 실패)] "항상 좋은 일을 함께 할수 있게...아우 못하겠어..너무 차가운데..큰일났는데..."

[권민중/배우(2차 시도 성공)] "여러분 모두모두 파이팅이에요!!"

이렇게 주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얼음물로 이뤄졌던 아이스핏 챌린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확산됐습니다.

길가에 있는 화단 위의 얼음에 올라가기도 하고 얼음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계곡물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눈이 온 날이면 눈밭도 활용됐는데요.

저희 통일전망대 제작진도 이 아이스핏 챌린지에 참여해봤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현재 기온이 영하 12도를 가리키로 있습니다. 이렇게 눈도 쌓여있죠. 그럼 저도 지금부터 아이스핏 챌린지에 동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너무 발이 시린데요, 그럼 빨리 저에 이어서 이 아이스핏 챌린지에 동참할 3명을 호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함께 통일전망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제작진 3명인데요, 먼저 최유찬 기자, 김래영 작가, 이연경 PD 이렇게 3명입니다. 이 세분 빨리 동참해주세요."

지난 12월 한달간으로 예정됐던 아이스핏 챌린지는 이렇게 예상 밖의 호응으로 이어지자 이달 말까지로 챌린지 기간을 연장했고 해외에서도 참여가 잇따를 정도로 그 확산세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선 집앞에 쌓여있는 눈밭에 올라선 노부부에서부터, 아기를 안고 얼음물에 발을 담그는 젊은 부부, 얼음물에 들어간뒤 아예 수영장에 뛰어드는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챌린지들이 선을 보였고, 자녀들과 같이 참여하며 살아있는 교육을 실천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아이스핏 챌린지를 통한 후원액은 벌써 당초 목표치보다 두배 넘게 모아졌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조치로 지난해 처음으로 중단됐던 눈 장화 기부사업.

하지만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특별한 챌린지를 통해 그 마음들은 더욱 확산됐고,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올해엔 더 많은 그리고 더 특별한 신발들이 북한의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059770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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