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외모, 그렇지 못한 행동.. 카카오 이모티콘 '망붕이'를 아시나요?

강소현 기자 2021. 1. 1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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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작가 'EB(이비)'
캐릭터 '망붕이'를 그리는 EB 작가의 뒷모습. /사진제공=카카오 이모티콘
학창시절 로맨스 드라마를 보며 내 일도 아닌데 설레는 가슴에 잠 못 이뤘던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어머어머' 호들갑 떨며 드라마 속 가상인물들에 '진심'이었던 우리를 두고 한때 '망상분자'라고 칭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상상을 사실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이들을 통칭하는 단어다. 지금 돌이켜보면 귀여웠던 우리의 과거 모습을 캐릭터로 담아낸 이가 있다. 이모티콘 작가 'EB(이비)'가 망상분자 컨셉의 귀여운 토끼 캐릭터 ‘망붕이’로 동년배 저격에 나섰다. 


망붕이 모티브 된 인물 있다고?… "귀엽고 재밌게 느꼈다"


카카오 이모티콘 ‘망붕이’로 잘 알려진 EB 작가는 사실 ‘컨셉토끼’라는 이름으로 대중에 더 익숙하다. 카카오를 통해 이모티콘을 첫 출시할 당시 등록한 이름 ‘컨셉토끼’가 필명처럼 알려지면서다. EB 작가는 “작가명을 ‘컨셉토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EB라는 필명을 쓰고 있다. 현재 망붕이·뚠때니 펭귄 등 여러 이모티콘을 그리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EB 작가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망붕이는 큰 귀가 아래로 쳐진 롭이어 토끼다. 다만 ‘소리를 잘 듣는다’는 일반적인 토끼의 특성과 달리 아래로 덮인 귀 탓에 중요한 순간 말을 잘 못 듣고 혼자만의 망상에 빠진다는 컨셉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토끼 캐릭터를 그리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특정 컨셉을 먼저 염두해뒀기 때문이다. EB 작가는 “처음 망붕이의 컨셉을 떠올리게 된 건 친구들과 대화에서였다. 드라마에 과몰입한 친구가 흔히 인터넷에서 말하는 ‘망붕’을 자처하며 얘기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재밌게 느껴져 이런 모습을 컨셉으로 한 캐릭터가 나오면 동년배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며 “컨셉과 성격이 정해진 다음에야 캐릭터 외형을 디자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외형은 당시 대세 동물 캐릭터 중 하나였던 ‘토끼’를 선택, ‘사오정’을 연상시키는 롭이어 토끼가 기존의 귀가 쫑긋한 토끼와 차별화를 두면서도 자신이 생각한 ‘망상’ 컨셉을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렇게 ‘망붕이’가 탄생했다. 


망붕이는 귀여운 외모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반전되는 과격한 감정 표현이 특히 팬들 사이에서 매력 포인트로 꼽혀왔다. /사진제공=카카오이모티콘


망붕이 매력 포인트는 '감정표현'… 비결은?


망붕이는 귀여운 외모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반전되는 과격한 감정 표현이 특히 팬들 사이에서 매력 포인트로 꼽혀왔다. 하지만 다수의 이모티콘을 출시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겹치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카카오 이모티콘을 통해 총 13개의 망붕이 시리즈를 선보인 그는 어떻게 매번 색다른 감정표현으로 팬들을 사로잡았을까. 

EB 작가는 “트위터·유튜브·커뮤니티 인기글 등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유행하는 짤이나 인터넷 밈을 찾아본다. 이를 참고해서 상황과 표정을 연구한다”며 “이외에도 재밌는 생각과 아이디어가 불현듯이 튀어나올 때면 틈틈이 메모해둔다”고 설명했다. 

그는 표현력의 비결로 지인들을 꼽기도 했다. EB 작가는 “지인 중에 인터넷짤을 아주 많이 모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도움을 종종 받고 있다. 어디서 그렇게 웃긴 짤들을 찾아오는지…”라며 아이디어 개발에 도움을 준 지인에 소심하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메모하고 스케치해뒀던 목록들은 이모티콘 출시 계획이 짜여 지면 본격적인 제작 작업에 들어간다.

사진은 망붕이의 동생인 '아붕이'. /사진=EB작가 인스타그램



험난한 이모티콘 작가의 길… "큰 희망과 기대 대신 즐기는 마음으로 시작하라"


EB 작가가 처음부터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한 것은 아니었다. 망붕이 시리즈를 출시하기 전 그는 키즈 콘텐츠 회사의 인턴 디자이너로 일했다. EB 작가는 “졸업 전부터 제 꿈은 캐릭터 작가였고 첫 직장도 캐릭터 디자인 관련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차 취업 전 제안했던 이모티콘이 심사를 통과했다. 이모티콘 작가로서 자신의 가능성을 본 그는 퇴사한 후 본격적으로 이모티콘 작가를 준비하게 됐다. 다만 이후 좌절과 후회의 시기도 수차례 겪어야 했다고. EB 작가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모티콘 출시가 쉽지 않아 힘들었던 초반 가장 크게 흔들렸던 것 같다. 당장의 수입도 없고 미래는 불분명하니 이제라도 다른 취업 길을 알아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했던 적이 저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EB 작가는 스스로에게 1년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1년 안에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른 직업을 찾아보려 했는데 다행히도 일이 잘 풀려서 아직까지 이모티콘 작가를 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이모티콘 작가를 생각하는 다른 이들에게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B 작가는 "너무 큰 희망과 기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좌절로 변할 수가 있으니 도전은 망설이지 마시되 조금은 가볍고 즐기는 마음으로 시작하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한 번의 대박을 노리고 이모티콘 시장 진입을 노리는 이들에겐 "이모티콘 작가라는 직업을 로또처럼 생각하시면 안 될 것 같다. 현실적으로 어느 직업군이든 상위 몇 프로를 차지하는 사람들의 연봉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모티콘의 경우 그 기회의 장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며 "‘억대 연봉의 이모티콘 작가’ 관련한 인터뷰와 기사들을 봤었지만 제가 그 기사를 보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이모티콘 제작에 뛰어들었다면 지금까지 이모티콘을 그리고 있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은 EB작가의 또 다른 캐릭터 마찌와 홋찌. /사진=EB작가 인스타그램



망붕이 추후 계획은… "세계관 확장이 제 1의 목표" 


추후 EB 작가는 망붕이 IP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세계관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그는 "마찌·홋찌 등 다른 캐릭터들과의 이야기도 진행하고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 채널도 만들고 싶다"며 "혼자다 보니 일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일단은 기회가 닿는 데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꾸준히 웹툰을 그려 망붕이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망붕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그는 조만간 또 다른 서브 캐릭터를 선보이는 데 이어 달붕이와 아붕이 단독 이모티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가 끝난 후 EB 작가는 팬들에게 "제가 만든 캐릭터와 이모티콘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특히 그는 "여러분들 덕분에 제 생에 인터뷰라는 것도 다 해보게 됐다"고 우스겟소리를 하며 인간 '망붕이'의 면모를 보이기도. 

끝으로 그는 최근 유행하는 이른바 '이누아샤 퇴사짤'로 유쾌한 인사를 남겼다. EB 작가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무해한 웃음과 재미 그리고 가끔은 감동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조심하는 작가가 되겠다. 다들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행복하세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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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현 기자 kang42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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