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서 SLBM 자랑한 北..한국도 '신형 미사일' 카드 뽑았다 [박수찬의 軍]
북한이 최근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핵추진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맞먹는 수준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언급했다. 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실시된 열병식에는 신형 SLBM인 북극성-5형이 등장했다.
2015년 북극성 SLBM을 공개한 뒤 5년 만에 다양한 종류의 SLBM을 만든 북한은 동해안에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SLBM 개발에 적극 나설 태세다.
한국도 비밀리에 개발중이던 SLBM을 서서히 띄우는 모양새다. 휴전선을 중심으로 이뤄진 남북 무력 대치가 한반도 주변 심해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단기간 내 SLBM 만든 북한…기술적 한계도 뚜렷
북한이 SLBM을 개발하는 징후가 포착된 것은 2014년. 그해 7월 미국 정찰위성은 신포급(2000t) 잠수함 함교에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 SLBM 발사관과 유사한 장치를 포착했다.
2016년 4월에는 고체추진 SLBM을 발사, 30㎞를 날아갔다. 같은해 8월에는 기존보다 대형화된 SLBM을 쏘아올려 500㎞를 비행하는데 성공했다.
북극성 SLBM 성능이 입증되자 북한은 이를 지대지 미사일로 전환, 북극성-2형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2017년 2월과 5월에 발사했다. SLBM을 MRBM으로 전환할 정도로 고체연료 로켓 엔진 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중국이 SLBM인 JL-1의 기술을 활용, 지대지 탄도미사일 DF-21D를 만든 전례를 모방했다는 평가다. 2019년 10월에는 탄두 부분이 달라진 북극성-3형을 발사했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는 사거리와 파괴력이 증대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성-4형이 등장했고, 14일 당대회 열병식에는 북극성-5형이 나타났다.
3개월만에 전략무기를 새롭게 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예전부터 진행해온 연구개발 성과를 하나씩 공개하는 셈이다.
북한이 공언한 초대형핵탄두를 탑재했을 때도 일정 수준의 비행시간과 거리를 유지하는 역할이 가능하다. 북한의 선택 범위가 넓어지는 셈이다.
탄두부도 뾰족해져 2개 이상의 대형 핵탄두 탑재를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길이는 북극성-4형보다 다소 늘어난 11m 안팎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북극성-5형은 함교에 설치된 수직발사대에서 쏘고, 북극성-4형은 선체에 일렬로 설치된 수직발사대에서 발사할 수도 있다.
소재와 부품을 경량화하고, 고체 추진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직경이 크고 출력과 연비가 우수한 대형 고체연료 엔진은 필수다.
북한은 북극성 SLBM을 개발하면서 탄소복합재를 비롯한 소재 관련 기술과 고체연료 엔진 기술은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KN-23을 비롯한 고체추진 미사일이 잇따라 등장한 것도 북극성 SLBM 기술에 힘입은 결과라는 평가다.
하지만 대형 고체연료 엔진 기술을 포함한 일부 요소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SLBM을 탑재할 잠수함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핵무기를 탑재할 SLBM은 북한 전쟁지도부의 통제를 받는다. 바닷속을 항해하는 잠수함이 지상과 교신하려면, 우수한 위성통신체계가 필수다. SLBM 발사에 필요한 항법정보를 제공 받을 항법체계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북한이 SLBM 3기 이상을 탑재한 잠수함을 동해에 띄운다면, 한미 연합군에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성능이 떨어지는 잠수함이라도 일단 움직이면, 한미 해군은 이를 추적해야 한다.
함정과 초계기를 대대적으로 투입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강화, 건조를 늦추거나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후발주자지만…실전배치는 빠를 듯
한국도 북한이 2015년 북극성 SLBM을 선보인 시점을 전후로 국산 SLBM 개발을 서둘러왔다. 당초 잠수함 도산안창호함(3000t)에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려 했으나, SLBM 6기를 장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사출은 SLBM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잠수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에서 가스의 압력으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내보낸 뒤, 물 위에서 미사일 엔진을 점화한다. 사출 기술이 없다면 SLBM은 발사가 불가능하다.
사출 기술을 완성하려면 △수직발사대를 장착할 수 있는 2000t 이상의 잠수함 확보 △SLBM이 물속에서 물 밖으로 나갈 때의 속도 제어 △물 밖으로 나간 뒤 엔진 점화와 비행 등에 필요한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 해군은 도산안창호급 3척과 3600t급 3척, 4000t급 이상 3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SLBM의 플랫폼 역할을 맡을 잠수함은 확보된 셈이다.
이 모든 과정이 검증되면 장거리 비행을 한다. 미사일 앞부분에는 탄두 대신 측정장비를 탑재한다. 중국도 SLBM을 처음 개발할 때 모형탄과 측정장비를 탑재한 측정탄을 만들어 각종 시험에 활용했다.
북한의 북극성 계열은 지상 사출에서 비행시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거쳤다. 이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정확도와 신뢰성이 높아진다. 북극성 계열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초기 단계다. 하지만 잠수함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은 북한보다 앞서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전배치는 북한보다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종심이 짧은 한반도는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구형 스커드 미사일로도 평양에서 서울을 타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분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 대응 초기 상황보다는 반격작전에서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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