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법원 '출근도장' 찍는 효성 회장

이종현 기자 2021. 1.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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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씨 계세요? 조현준씨 오셨어요?"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13호 법정에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이름이 계속해서 불렸다.

이날 재판은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의 올해 첫 재판이었다.

피고인인 조 회장은 재판에 참석할 의무가 있는데 재판관이 법정에 들어온 뒤에도 조 회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법원 관계자가 급하게 조 회장을 찾은 것이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 재판 말고도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도 따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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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씨 계세요? 조현준씨 오셨어요?"

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13호 법정에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이름이 계속해서 불렸다. 이날 재판은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의 올해 첫 재판이었다. 피고인인 조 회장은 재판에 참석할 의무가 있는데 재판관이 법정에 들어온 뒤에도 조 회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법원 관계자가 급하게 조 회장을 찾은 것이다.

재판관은 조 회장을 기다리다 재판을 먼저 시작했고, 조 회장은 2시 9분쯤에야 법정에 나타났다. 재판에 늦은 조 회장은 머쓱했던지 재판관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피고인석에 앉았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뉴시스

이날 재판은 증인이 불출석하면서 김이 셌다. 하지만 재판관은 재판을 그대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 재판 진행 일정에 대해 협의했다. 지난해 내내 재판이 진행됐지만 여러차례 재판이 미뤄지면서 진행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김준혁 부장판사는 "기소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는데 증인신문을 1명밖에 못했다"며 "예상치 못하게 재판이 두세 차례 공전되다보니 재판이 너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변호인단은 4주 간격으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이 조 회장을 기소한 건 2019년 12월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조 회장이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효성그룹 계열사지만 조 회장이 최대주주다. 이 회사가 경영난을 겪자 조 회장과 효성그룹이 부당하게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재판은 지난해 4월 시작됐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만 스무명에 달하는데 8개월 동안 증인신문은 단 한 명을 하는데 그쳤다. 증인의 불출석과 검찰의 공소장변경 등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재판이 공전한 것이다.

김 판사는 이 부분을 언급하며 올해는 3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해 재판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다음 재판이 열리는 4월 1일을 시작으로 3주마다 꼬박꼬박 법정에 출근도장을 찍어야 한다.

조 회장은 작년에도 법원에 거의 매달 출근하다시피했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 재판 말고도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도 따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개인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을 효성의 아트펀드에서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차익을 얻은 혐의와 지인이나 측근을 계열사에 채용한 것으로 꾸며 급여를 허위 지급하고 이를 개인 자금으로 쓴 혐의다.

서울고법 형사6부는 지난해 11월 25일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은 이 재판으로만 지난해 법원에 여덟 차례 출석했다. 횡령·배임 재판이 마무리됐지만 올해는 계열사 부당지원 재판으로 다시 한번 법원에 나와야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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