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투파더 대표 "통신비와 비슷한 전기요금, 요금제 잘고르면 돈 아껴"

정민하 기자 2021. 1.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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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형광등 하나 끄는 것보다 아파트 단지 전체가 전기요금 계약 방식을 바꾸는 게 전기요금을 훨씬 더 줄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투파더’의 김진성 대표는 경기 안산시 사무실에서 가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아파트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 ‘마이에너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에 창업한 투파더는 2년쯤 전부터 본격적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아파트 전기요금 최적화 서비스인 마이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 상가 등은 아직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마이에너지를 이용하면 계약 방식, 관리사무소의 배분 방식 등에 따라 전기 요금을 낮추거나 공동전기요금 분배의 합리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아파트 전기요금 부과방식은 종합계약, 단일계약, 호별계약 등 세 종류가 있는데, 기존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자체적인 분석에 의존해 선택했던 전기 요금제를 본인 아파트의 전기소비 패턴에 따라 유리한 계약 방식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전력과의 계약을 단일 요금제에서 종합 요금제로 변경하기로 했던 한 아파트(400세대)의 경우, 투파더에 의뢰한 결과 기존 단일 요금제가 변경 이후보다 연간 1800만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변경을 철회했다.

마이에너지는 오는 2월 말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스타트업이 쉽게 구할 수 없었던 데이터를 금융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제공받을 수 있어 서비스 개발이 가능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진성 투파더 대표. /정민하 기자

-‘투파더’라는 기업 이름이 특이한데.

"회사를 창업하게 된 동기와 관련이 깊다. 25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는 아픔을 겪고, 아버지가 방황하고 망가지는 모습을 봤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연구소에서 병역 특례로 군 복무 대체를 하면서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직장과 가정을 꾸렸지만,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로 혼란과 우울함을 겪으며 특별한 이유 없이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심리학과 철학책에 묻혀 지내며 작가를 준비하다가 통장이 바닥을 드러낼 무렵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박사학위를 진학했다가 미련이 남아 입학을 포기하고, 글쓰는 일을 병행할 알맞은 일자리를 찾던 중 집 근처 한 오피스텔의 관리소장을 맡게 됐다. 한 달도 버티지 못해 그만두려고 했을 때,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아버지 세대 경비원들의 삶이 눈에 들어왔다."

-오피스텔을 관리하며 느낌 문제점이 무엇인지.

"공동 전기요금이 높다 보니 상가와 주택 주민 간에 분쟁이 많았다. 심지어 어떤 주민은 집에 들어갈 때마다 상가 복도의 불을 다 껐다. 다툼이 끊이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전기요금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소형 건물이라 관리소장, 전기과장, 서무 업무를 겸임하며 건물 전기 시설물 관리와 관리비 고지서 배부 과정을 수행했기에 가능했다.

아파트는 일반 주택과 달리 세대에서 사용한 전기소비량을 검침해서 사용하는데 공동 전기요금 배분의 합리성이 모호했다. 다행인 점은 2003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나 집합 건물에는 세대 에너지 사용량의 원격 검침이 가능한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는 2년간 아파트 및 건물의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변수화해, 공급자의 요금 산정방식에 맞추는 최적화 모델링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공용부분에 낭비되는 요소가 많아 이 부분을 해결하니 태양광 설비 또는 기타 에너지 생산 설비나 요금 체계의 변동 없이 공동전기료를 약 40% 절감했다."

경기 안산시에 있는 투파더 사무실. /투파더 제공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는 2년간 건물의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변수화해, 소비자의 전력데이터를 공급자의 요금 산정방식에 맞추는 최적화 모델링을 연구했다.

우리나라 전체 아파트의 75%에 달하는 1만4000여 단지는 한국전력공사와 단일계약방식으로 전기요금 계약을 맺고 있다. 단일계약방식은 단지의 공용전기를 포함한 아파트 총 전력 사용량을 세대수로 나눈다. 즉 아파트 세대 평균전력사용량에 따라 아파트 전체 누진구간이 하나로 결정되기 때문에 본인 가구가 전기를 적게 써도 많이 사용하는 가구가 높인 누진구간을 공동전기요금으로 더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마이에너지로 어떻게 전기 요금을 줄일 수 있나.

"아파트 전기요금은 휴대전화 통신비와 비슷하다. 전화를 많이 하는 사람은 통신비 무제한 요금제를, 인터넷을 많이 하는 사람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든다. 아파트 전기요금 부과방식도 종합계약, 단일계약, 호별계약으로 나뉜다. 종합계약은 세대와 공용 사용량에 저마다 다른 요금제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공용전기 사용량이 적을 때 단일계약이 유리하다.

건물의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변수화해, 공급자의 요금 부과 기준에 맞는 최적화 모델링을 연구했다. 아파트는 일반 주택과 달리 건물 단위로 전기 요금이 부과된다. 관리소마다 세대요금과 공동요금을 나누는 방식이 달라 어떤 전기요금 체계를 선택하고, 어떻게 부과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양을 써도 전기료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이다.

이에 마이에너지는 아파트 유형별로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해 지도 내 아파트에 가장 적절한 전기요금 부과 방식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를 비교하면 아파트와 오피스텔별로 적게는 몇천만원부터 많게는 몇억원까지 절약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통지되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정보를 취득했지만, 이제는 시간대별로 혹은 분기별로 변화하는 전력소비량에 대한 요금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투파더의 아파트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 ‘마이에너지’. /투파더 제공

-자신의 아파트 단지가 마이에너지에 없을 경우는.

"지금 마이에너지에는 아파트 단지 약 1만 개의 전력 소비량 통계 데이터가 들어가 지도가 70%가량 완성된 상태다. 기입력된 아파트 단지가 아닌 곳에 사는 이용자의 경우 에너지 청원 메뉴에서 해당 아파트 단지 전력 소비량 청원을 올리면 된다.

에너지 청원 메뉴는 청와대의 국민청원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단지 입주민들이 조금 더 명확한 데이터 분석을 원할 경우 해당 청원에 같은 단지 입주민들이 전력 소비량 데이터 제공에 동의하는 서명을 모으면 일주일 이내에 상세 분석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웠을 텐데 어떤 방식을 사용했나.

"기존에는 건물 관리소에 직접 연락해야 아파트의 에너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빅데이터 플랫폼의 데이터 거래를 통해 전국 1만개 단지의 에너지 사용량 통계정보를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데이터의 품질이 관건이었다. 금융 플랫폼에서는 통계 데이터만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유효성 검증이 어려웠다. 또 제공받은 데이터 보유기업의 영업비밀이나 데이터 취득 경로에 대한 개인정보 문제의 적절성 등 가이드라인이 워낙 엄격하다 보니 이용에 고민이 많았다."

-마이에너지를 통해 투파더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정부의 그린뉴딜 가정용스마트전력플랫폼 사업은 전기계량기 교체 이외에도 아파트 에너지 소비에 따른 전기요금 관리 서비스가 필수사항이지만, 현장 관리자와 소통하며 데이터 관련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기업은 거의 없다. 아파트 거주자의 민원은 한전이 아닌 관리사무소로 향하기에 관련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가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정보를 취득했다면, 이제는 시간대별로, 분기별로 변화하는 전력소비량에 대한 요금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사회 소외계층은 정보의 접근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자체와 함께 에너지복지 모델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또 기존 소비데이터를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공공기관 에너지 발전량과 연계해 에너지의 생산·유통·소비 및 가격 정보를 국민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에너지·금융정보·관리비 부과정보 등 결합 서비스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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