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빛 잃은 테에란, 재기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입력 2021. 1.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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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테에란이 재기에 도전한다.

콜롬비아 출신 우완 훌리오 테에란은 리그를 지배한 적은 없지만 분명한 에이스였다. 201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해 2013년부터 풀타임 빅리거가 됐다. 통산 5차례 10승 고지를 밟았고 올스타에도 두 번이나 선정됐다. 큰 부상과는 거리가 멀었고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켰다.

루키 시즌이던 2013년에는 30경기에 선발등판해 185.2이닝을 투구하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고 내셔널리그 신인왕 5위에 올랐다. 풀타임 2년차 시즌이던 2014년에는 33경기 221이닝을 투구했고 14승 13패, 평균자책점 2.89로 맹투를 펼쳤다. 2015시즌 성적이 다소 하락해 평균자책점이 4.04로 올랐지만 200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2016시즌에는 다시 올스타에 선정됐다.

인상적인 루키 시즌을 보낸 테에란은 풀타임 2년차 시즌이던 2014년부터 2019시즌까지 6년 연속 애틀랜타의 개막전을 책임졌다. 애틀랜타에서 한 투수가 6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은 것은 '전설' 워렌 스판 이후 처음. 하지만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큰 부상 없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는 투수였지만 성적에는 기복이 있었다. 애틀랜타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7시즌을 보내는 동안 두 번이나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015년 이후로는 200이닝을 소화하지도 못했다. 두 번째 올스타에 선정된 2016년 이후로는 평균자책점 4점대 전후의 3선발급 투수가 됐다.

결국 애틀랜타는 2019시즌을 끝으로 테에란과 결별했다. 테에란은 2020시즌을 앞두고 투수가 급한 LA 에인절스와 단년계약을 맺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10경기 31.1이닝, 4패, 평균자책점 10.05. 최악의 시즌을 보낸 테에란은 다시 FA 시장으로 나왔다. 빅리그 10시즌 통산 성적은 239경기 1,391.1이닝, 77승 77패, 평균자책점 3.81.

애틀랜타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테에란은 두 번 밖에 부상자 명단(IL)에 오르지 않았다. 2016년 등 쪽의 통증으로 20일, 2018년 엄지손가락 타박상으로 12일 동안 IL에 있던 것이 전부다. 하지만 큰 부상 없이도 테에란의 공은 계속 나빠졌다. 데뷔 초 시속 92-93마일을 유지하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16년 92마일 미만으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90마일 미만으로 더 내려갔다.

테에란은 구속 저하 후 싱커성 공의 구사율을 높였다. 싱커는 2017시즌 적응기를 겪었고 2018시즌부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싱커가 자리잡자 원래 세컨드 피치였던 슬라이더가 흔들렸고 결국 특급 투수의 위상을 지켜내지 못했다.

구속만 저하된 것이 아니다. 2015-2017시즌 최대 9%를 넘지 않던 볼넷율은 2018시즌 11.6%로 급격히 올랐고 3년 연속 11% 전후를 오갔다. 구속이 떨어진 가운데 제구까지 흔들리니 성적 향상이 요원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FA가 된 테에란은 쇼케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저그런 평가 속에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다시 시작하느니 빅리그 구단들 앞에서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이겠다는 것. 테에란은 오는 1월 20일(한국시간) 마이애미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이영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코리 클루버가 최근 진행한 쇼케이스에는 무려 25개 구단이 참석했다. 화려한 커리어를 가진 투수일수록 기대치도 높다.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투수는 대형계약보다는 단기계약으로 평가를 끌어올리기를 원한다. 선수가 재기에만 성공한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최고의 '가성비'를 누릴 수 있다.

클루버와 나란히 서기는 힘든 만큼 테에란의 쇼케이스는 그보다 덜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30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는 테에란은 여전히 전성기를 누려야 할 나이다. 노장 투수가 아닌만큼 의외로 많은 팀들이 관심을 두고 지켜볼 수도 있다. 다만 20대 나이에 큰 부상 없이 구속 저하와 기량 저하를 맞이한 것은 오히려 재기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리그에서 손꼽히던 에이스가 스러지기에 30세는 너무 이른 나이다. 과연 테에란은 쇼케이스에서 건재함을 보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자료사진=훌리오 테에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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