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의 언어정담] 불리한 상황을 뛰어넘어 눈부신 존재로 변신하는 사람들
첫 무도회서도 빛난 신데렐라처럼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는 건
환경 상관없이 발휘할 수 있는 용기
상황은 불가피한 굴레일 수도 있지만 눈부신 기회일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되면 갖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신의 숨은 잠재력을 뿜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신데렐라 또한 ‘상황의 마법’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녀의 사악한 새엄마가 곁에서 항상 괴롭힐 때, 신데렐라는 그야말로 천덕꾸러기였다. 그러나 연회장에서 신데렐라는 우아하고 찬란한 모습으로 나타나, 계모와 이복 언니들마저 신데렐라를 알아보지 못한다. 한 번도 파티에 참가해본 적이 없는 그녀는 마치 원래부터 늘 그랬던 것처럼 우아하고 기품 있게 걷고 말하고 웃음 짓는다. 이렇듯 ‘상황의 마법’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상황조차 새롭게 창조해 낸다.
공동체 속에서 각자의 재능이 눈부시게 발휘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야말로 리더의 능력일 것이다. 반드시 한 명의 리더가 모두를 이끌어갈 필요는 없다.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사자, 양철 나무꾼, 허수아비처럼 그 누구도 서로에게 지배하지 않으면서 오직 ‘우정’이라는 접착제만으로 서로의 사기를 한껏 끌어올릴 수도 있다. 허수아비는 뇌가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탁월한 지략을 발휘하고, 양철 나무꾼은 심장이 없지만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더 따스한 마음으로 연약하고 힘 없는 존재들들 돌보며, 사자는 용기가 없지만 친구들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나서서 그들을 구해낸다. 목숨을 걸고 서쪽 마녀를 찾아내야 하는 미션 앞에서, 그들은 포기라는 쉬운 길을 놔두고 도전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한다. 그들의 마음 속에서는 바로 이런 문장이 지나간다. ‘너희와 함께 한다면, 난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오랫동안 동고동락해 온 그들에겐 ‘우정’이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최고의 에너지였던 것이다. 극도로 불리한 외부의 상황을 나에게 유리한 최고의 우군으로 만드는 힘. 그것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려는 용기에서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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