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년전 링컨처럼… 조용히 입성, 152년전 존슨처럼… 전임자 불참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1. 16. 04: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美대통령 취임식 D-5] 바이든 취임식, 19세기 美 정치 상황과 닮은꼴
(워싱턴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엿새 앞둔 14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인부들이 보안 철책 위로 레이저 철사(razor wire)를 설치하고 있다. 레이저 철사에는 작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것들이 붙어 있어 사람의 접근이 어렵다. 미국 사상 초유의 난입 사태가 빚어진 의사당은 오는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오는 20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최근 의회 폭력 사태로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또 152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는 또 하나의 ‘불명예' 기록을 낳게 됐다.

취임식이 열리는 수도 워싱턴 DC 의사당 앞 내셔널몰은 20일 전면 폐쇄되며, 군·경찰 병력 2만여 명이 배치된다. 15일부턴 백악관과 의회로 향하는 도로와 지하철도 폐쇄됐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현재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전역에서 2차 시위를 조직하고 있어 연방수사국(FBI)과 각 주(州)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취임식 리허설도 보안 우려로 17일에서 18일로 연기됐다.

바이든은 취임식 전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에서 워싱턴까지 암트랙(미 국영철도) 열차로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신변 경호 우려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부터 40여 년간 열차로 통근해 ‘암트랙 조’로 불렸는데, 이런 트레이드마크도 포기하게 됐다.

앞서 트럼프는 새 정부 정권 이양을 약속하면서도 바이든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바이든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취임식 전날쯤 사저인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날 전망이다.

미 대통령 취임식이 통합과 축제보단 분열과 긴장 속에 치러지는 장면은 19세기 남북전쟁기와 흡사하다는 말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대통령 사가(史家)들이 작금의 역사적 전례를 찾기 위해 수백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남북전쟁의 전운이 고조되던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당선인은 ‘워싱턴을 폭파하자'며 몰려든 남부 분리주의자들의 암살 시도를 피하기 위해, 취임식 전날 변장을 한 채 백악관에 숨어들어야 했다.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남북전쟁 당시 링컨 반대파가 들었던 남부연합군 깃발을 들고 의회에 난입하는 등 바이든이 처한 상황이 링컨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이전 현직 대통령이 후임자의 취임식에 일부러 불참한 최근의 예는 1869년 앤드루 존슨이다. 공교롭게 존슨도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단임으로 끝났다. 트럼프의 상황과 비슷하다. 존슨은 자신의 탄핵에 찬성했던 율리시스 그랜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취임식에 불참했다. 앞서 존 애덤스 대통령은 1801년 정적(政敵)인 토머스 제퍼슨의 취임식 8시간 전인 새벽 4시에 백악관을 떠났고, 존 애덤스의 아들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도 1829년 자신의 재선을 저지한 앤드루 잭슨 취임식 직전 집에 가버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