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가 감사 흔들면 안 된다

입력 2021. 1. 1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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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감사원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

여권은 지난해 감사원이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자 감사원이 조기 폐쇄 부당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감사를 진행했다고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15일 감사원이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인 탈원전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을 감사하는 것이 월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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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감사원 대놓고 비판 정치적 이해 따라 헌법기관 독립성 침해 안돼

여권의 감사원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 여권은 지난해 감사원이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자 감사원이 조기 폐쇄 부당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감사를 진행했다고 공격했다. 최근 월성 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넘게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자 감사원은 지난 감사 때 뭘 했느냐며 비판했다. 이번엔 지난 11일부터 감사원이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을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고 든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 행세를 한다”라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했다. 야당에서는 “감사원장을 집을 지키는 충견쯤으로 간주한다”고 맞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전광훈, 윤석열 그리고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며 최 원장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15일 감사원이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인 탈원전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을 감사하는 것이 월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감사원 감사는 2019년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2017년 12월 나온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절차에 대한 감사다. 국민의힘 정갑윤 전 의원이 2019년 6월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의 초점이 정책의 적정성이 아닌 수립 과정의 적정성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여권의 감사원 비판은 부적절하다. 특히 첫 대통령 비서실장이자 원전 정책 실행 과정에 관여한 감사 대상자가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감사원은 정부 부처의 예산 및 사무 감사를 담당하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다. 본질적으로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구다. 정당한 절차에 의한 감사를 감사원장의 정치 행위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리다. 원전 폐쇄와 건설 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이 났다는 주장이 나오는 만큼 이 과정의 위법성 여부를 밝혀내는 것은 감사원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할 감사원을 압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여권은 감사원 독립성을 침해하는 간섭이나 압력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감사원도 원래 취지대로 정책 판단이 아닌 절차상의 위법성 감사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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