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種은 살아남은 생존자

박돈규 기자 2021. 1.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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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폴 너스 지음|이한음 옮김|까치|226쪽|1만6000원

인류는 그동안 대개 감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와 1년 넘게 싸우고 있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저자는 “백신이 개발됐지만 우리는 결코 완승을 거둘 수 없다”고 썼다.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하는 능력이 바이러스에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체들은 면역계와 약물을 피하거나 속일 방법을 ‘죽기 살기로’ 찾아낸다.

이 책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란 물음을 던진다. 세포, 유전자,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 화학으로서의 생명, 정보로서의 생명 등 다섯 가지 개념을 징검다리 삼아 답을 향해 간다. 나비 한 마리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경이를 느꼈다는 어릴 적 추억, 프랑스어 시험에 6번이나 낙방해 대학에 갈 수 없었던 그가 30년 뒤 효모 연구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이야기 등이 자칫 차가울 수 있는 책에 온기를 실었다.

모든 종은 아득한 과거부터 지금까지 세포 분열의 사슬을 통해 죽 이어져 온 생존자다. 세포 밖에선 불활성 물질이지만 세포 안에 넣으면 갑자기 활기에 차서 격렬하게 증식하는 바이러스도 그렇다. 이 행성의 생명체들은 가깝거나 먼 친척들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뭉근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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