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더듬거려도 괜찮아 조금씩 나아가면 돼

손효림 기자 입력 2021. 1. 16. 03:01 수정 2021. 1. 1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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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너머로 보이는 소나무, 그 가지에 앉은 까마귀, 하늘의 달.

이들 낱말은 입안에서 엉켜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은 키득거린다.

강물도 나처럼 더듬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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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조던 스콧 글·시드니 스미스 그림·김지은 옮김/52쪽·1만3000원·책읽는곰 (4세 이상)
창 너머로 보이는 소나무, 그 가지에 앉은 까마귀, 하늘의 달. 이들 낱말은 입안에서 엉켜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발표하는 날, 입이 꼼짝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키득거린다. 나를 데리러 온 아빠는 강가로 향한다. 눈물이 차오르는 내게 아빠는 말한다.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자세히 보니 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 치고 굽이치다가 부딪친다. 강물도 나처럼 더듬거리고 있었다. 말이 나오지 않고 울고 싶을 때면 아빠의 말을 떠올린다.

말을 더듬는 소년이 느끼는 아픔, 아빠의 다독임에 용기를 얻는 모습을 섬세하고 깊게 담아냈다. 캐나다 시인인 조던 스콧은 자전적 경험을 한 편의 시처럼 펼쳐낸다. 고통스러운 순간은 차갑게, 소년을 품는 강물은 따스하고 몽환적으로 그린 그림은 글과 함께 숨쉬듯 어우러졌다. 부딪치고 꺾이면서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 보내는 눈부신 응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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