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증상 비슷한 심근경색, 치료 골든타임 지켜야

2021. 1. 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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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탓 심장 혈관 막혀 발병
급성은 중년 남성에게 치명적
폐렴·미열 동반 호흡곤란 증상
병원 꺼려 조기진단 기회 놓쳐


라이프 클리닉
계속되는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답답한 일상이 지속하고 쌀쌀해진 날씨와 더불어 마음마저 움츠러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에 따라 지병이 있던 사람들도 병원 이용을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추워진 날씨에 코로나19 만큼이나 심근경색 역시 조심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 혈관이 혈전 등에 의해 갑자기 막히고 심장에 피가 돌지 못해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들면서 심장이 괴사하는 병이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 심장에 큰 무리가 온다. 겨울에 발병률이 상승하는 이유다. 심근경색이 특히 위험한 것은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고 발병 즉시 치료해도 평균 사망률이 10%가 넘기 때문이다. 특히 저혈압 쇼크를 동반한 경우 사망률은 30% 이상으로 높다. 중년 남성 사망 원인 80%가 급성 심근경색일 정도로 돌연사나 조기 사망률이 높다. 발생 후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겨울에 발병률 높아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환자들의 병원 방문율이 다시 감소하고 있다. 병원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걱정되는 것도 있지만, 병원을 방문해 코로나19로 진단되면 감염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질병이 발생해 몸에서 신호를 보내더라도 무시하거나 병원 방문을 미뤄,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 후베이 성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심근경색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수는 줄었으나 증상 발생 후 병원 방문까지의 시간이 평균 1시간 이상 늘었고,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20% 증가했다.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탈리아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병원에 방문하지 못하고, 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발생하는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유럽에서도 심근경색 증상 발생 후 치료까지의 시간이 지체되고, 병원에서 퇴원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건수가 40% 증가했다.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국도 병원 밖에서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건수가 한 달간 18% 증가하고 집이나 길에서 쓰러진 경우 행인에 의해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는 사례는 10% 줄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도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병원 방문을 미루다가 병원에 가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감염을 우려하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 어려우며, 늦게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아도 치료 결과가 좋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더라도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환자 스스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및 후유증을 심각하게 겪을 가능성이 높다. 증상 발생 후 2시간이 지나면 심장 근육 세포들은 괴사하기 시작해 치료를 받아도 심장 펌프 기능이 떨어져 심부전으로 접어들게 된다. 따라서 심근경색 증상에 대해 숙지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코로나19의 증상이 주로 호흡기 증상이라는 것을 대다수의 국민이 알고 있으나, 이외에도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구역, 설사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근경색은 폐렴이나 미열을 동반하면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할 수 있다. 또한 심근경색은 고령, 여성,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호흡 곤란, 두근거림, 소화 불량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 쉽다. 심근경색에 의한 증상을 코로나19에 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심근경색의 조기진단 기회를 놓치기 쉬운 것이다. 특히 흡연과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 위험이 일반인의 6배에 달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안 된다.

코로나19 시대에 각 병원도 지침을 마련하고 심근경색 환자들을 감염의 확산 없이 즉각 치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 병원은 내원객에게 발열 및 이상 증상 발생 여부를 묻고, 환자 또한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잘 따라주고 계신다. 또한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심장학회는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진료 지침을 개발했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은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비슷하게 심근염·급성심근경색·부정맥·심부전의 급성 악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기존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는 중증 폐렴으로의 이행이 좀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자의 경우 감염에 따른 전신 염증에 의해 혈전 파열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복용하는 항혈소판제제나 스타틴 등을 더욱 철저히 복용해야 한다.

치료 시기 놓치면 심부전으로 악화

코로나19 감염자나 의심 환자는 관상동맥조영술 시행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심근경색으로 응급 시술이 필요할 때는 레벨 D 수준의 개인보호 장비를 갖출 것을 권하며, 검사 후 검사실은 충분히 소독·방역할 필요가 있다. 또 일정 시간 검사실을 환기해 다음 시술 환자의 감염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

백신의 개발과 접종에 따라 코로나19의 길고 긴 터널도 끝이 보이려 한다. 긴 유행 기간으로 대다수의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질병의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심혈관 질환의 예방을 위해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지만, 요즘은 이마저 어렵기 때문에 계단 오르기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단, 운동 중 흉통 및 호흡곤란이 느껴진다면 바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추은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2004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심부전, 동맥경화 등이 전문분야다. 세계고혈압학회·대한심장학회·아시아혈관질환국제 학술대회(Pulse of Asia)·대한고혈압학회에서 연구자상을 받았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대한심장학회, 대한내과학회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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