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합쳐 85세..NFL '꿈의 매치'가 다가온다

윤은용 기자 2021. 1. 1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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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6회 우승' 위업 톰 브래디
'패스 장인' 칭송받는 드루 브리스
자타공인 현역 최고의 쿼터백들
18일 NFC 디비저널라운드 격돌
브리스 은퇴 앞둬 '마지막 승부'

[경향신문]

18일 열리는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미국프로풋볼(NFL) 내셔널풋볼콘퍼런스 디비저널라운드를 앞두고 탬파베이 쿼터백 톰 브래디(왼쪽)가 자신의 SNS에 올린 합성 사진. 라이벌 드루 브리스와의 마지막 대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톰 브래디 트위터 캡처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8시40분 풋볼팬들이 설레는 경기가 찾아온다.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2020 미국프로풋볼(NFL)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디비저널라운드 경기는 살아 있는 전설 톰 브래디(44·탬파베이)와 드루 브리스(42·뉴올리언스)의 대결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나이(만 나이)로 둘이 합쳐 85세.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쿼터백들은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며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브래디는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 쿼터백이다. 최전성기를 보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슈퍼볼 우승 6회 등을 포함해 무수한 업적을 쌓았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그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쿼터백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뉴잉글랜드를 떠나 탬파베이로 이적하면서 우려를 낳았지만, 탬파베이를 1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떠나 평가한다면 브리스도 브래디 못지않은, 어떤 면에서는 더 뛰어난 업적을 쌓은 전설이다. 2001년 샌디에이고 차저스(현 LA 차저스)에서 데뷔한 뒤 2006년 뉴올리언스로 이적해 계속 뛰고 있는 브리스는 통산 패싱야드, 패스 성공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는 최고의 ‘패스 장인’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들이닥친 이듬해 뉴올리언스로 이적해와 반드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슈퍼볼 우승 트로피)를 갖고 오겠다고 약속했던 브리스는 2010년 2월8일 제44회 슈퍼볼에서 페이튼 매닝의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약속을 지켰다. 당시 뉴올리언스 구단주 톰 벤슨과 브리스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리는 장면은 뉴올리언스가 카트리나의 악몽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아 있다.

둘의 첫 만남은 프로 데뷔 이전인 1999년 10월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시간대학의 쿼터백이었던 브래디는 브리스가 이끌던 퍼듀 대학을 만나 38-12 압승을 거뒀다. 당시 브래디는 2, 4쿼터를 푹 쉬었음에도 브리스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렸다. 프로 데뷔 이후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브리스는 샌디에이고와 뉴올리언스 시절을 포함해 브래디와 총 7차례 맞대결에서 5승2패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브래디가 뉴올리언스와 같은 지구에 속한 탬파베이로 이적한 올해는 두 차례 맞붙어 브리스가 모두 이겼는데, 지난해 11월9일 두 번째 대결에서는 뉴올리언스가 38-3의 수모를 안겼다. 이 경기는 브래디의 선수 인생 최악의 참패이기도 했다. 브래디는 이번에도 패하면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같은 팀에 3패를 당하는 굴욕적인 기록을 안게 된다.

둘의 맞대결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브리스가 플레이오프 일정이 끝나면 은퇴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미 방송사와 해설 계약을 마친 브리스는 원래 지난 시즌 은퇴할 예정이었으나 우승을 위해 이번 시즌 또다시 필드 위에 섰다. 시즌 중반 갈비뼈가 11군데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서도 끝내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필드 위에서는 적이지만 사적으로는 친구 사이인 둘은 ‘마지막 승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브래디는 맞대결이 성사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히스토리 채널의 로고를 배경으로 나이가 든 브리스와 자신의 합성 사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선수인 대니 발렌시아가 훗날 히스토리 채널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자 이에 발맞춘 것으로,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대결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이 사진을 본 브리스는 “마치 가족에 얽매인 가장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농담한 뒤 “브래디가 탬파베이로 오는 순간부터 우리의 맞대결은 불가피한 것이었다”며 마지막 승부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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