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에 대학신입생 된 할아버지.."복지 전문가가 꿈"
[KBS 광주]
[앵커]
배움을 향한 열정에 나이는 걸림돌이 될 순 없죠.
가난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팔순의 어르신이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 합격증을 받았습니다.
21학번 새내기로 노인 복지 전문가를 꿈꾸는 팔순의 만학도를 김애린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1942년생, 올해 80살인 조현수 할아버지의 공부방입니다.
문제를 풀고 또 풀고, 모르는 문제는 통째로 베껴 쓰고….
직접 만든 오답 노트에는 만학을 향한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Are you free this weekend? 그러니까 B, 답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
가정형편 탓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군에 입대했던 조 할아버지.
학업을 그만둔 지 60년 만인 지난해 4월 검정고시에 도전했습니다.
동네 경로당 일을 맡아 보며 피부로 느낀 노인들의 복지 문제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조현수 : "지금 문제가 있구나. 저는 생각하고, 내가 복지에 대해서 좀 공부를 해봐야겠다. 뭐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코로나19 여파로 학원도 몇 번 못 가고 독학으로 얻은 성적은 평균 86점, 두 개 과목은 만점입니다.
오랜 군 생활과 전역 후 미군부대 산하 기업에서 일하며 틈틈히 영어를 공부한 게 도움이 됐습니다.
광주 3개 대학 수시전형에 응시해 모두 합격한 뒤 조선대 행정복지학부를 선택한 할아버지.
처음엔 탐탁찮던 아내도 이제는 남편이 자랑스럽습니다.
[강순애 : "속으로는 내가 참 떳떳하고, 하늘을 우러러보고 자랑하고 그랬지."]
대학을 마친 뒤 복지 전문가가 되어서 노인들이 겪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할아버지.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을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현수 : "교수님들 강의 열심히 듣고, 또 책 많이 읽고, 도움 청하고 친구들한테 이렇게 해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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