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시]④ 도시 경관..'세계도시' 부산의 품격
[KBS 부산]
[앵커]
세계도시 부산의 조건을 점검해 보는 신년기획 보도, 마지막 순서로 도시의 품격을 가늠하는 도시 경관을 짚어봅니다.
부산에서는 건물의 최대 높이를 제한하는 높이 관리 정책이 올해 첫 시행되는데요.
영국 런던의 사례를 통해 부산이 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봅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구 9백만 명의 영국 런던.
지난 2000년,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개발 지침, '런던플랜'을 만들었습니다.
'도시'와 '강'·'거리' 세 가지 조망으로 건물 높이를 관리하는데, 기준은 '세인트폴 대성당'과 '웨스터민스터 사원', '런던타워', 3가지 대표 상징물입니다.
'런던플랜'에선 '개발로 인해 압력을 받는 경우, 런던시장이 특히, 이 조망을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전문 조사관과 런던 시민들이 지침을 관리하고 수정하는 작업에 직접 개입합니다.
런던의 역사와 문화를 보호하려는 제도적 장치인 셈입니다.
[카르모나/런던대 도시계획과 교수 : "정부 지정 조사관이 공개적으로 모든 계획을 점검하고, 조망축 정책뿐만 아니라 런던플랜 관련 정책을 모두 들여다보고,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조사관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부산도 바다와 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도시 건축물 높이를 관리합니다.
지침을 통해 건물 높이를 규제하는 전국 첫 시도로 경관 훼손을 뒤늦게나마 막자는 취지입니다.
[권태정/동아대 도시공학과 교수 : "전환기를 맞고 있는 상황인거죠. 과거의 개발 중심에서 이젠 관리 중심으로 와야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부를 지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항 산복도로와 동래 복천고분군 등 보존가치가 높은 경관지역의 대표 조망점을 지정해 건물 높이를 세부적으로 관리합니다.
난개발 방지라는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거 가치와도 연결됩니다.
[안용대/건축가 : "지금부터는 시민이 기획 단계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기획 단계에 참여함으로써 부산시가 가고자 하는, 혹은 전문 영역에서 하고자 하는 것들을 시민의 뜻에서 조금 조율해 줄 필요가 있는 것 같고요. 그 뜻을 가지고 행정과 전문가의 영역에서 섬세하게 만져야 되는 것이죠."]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한 도시로서의 자격, 그것은 부산이 가진 고유한 경관을 오롯이 지켜내는 일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영상편집 전은별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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