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야권 후보 단일화 원한다면..당 대 당 실무 협의가 순서 아닌가" [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박주연 선임기자 2021. 1. 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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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대표실에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등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경선을 통한 단일 후보는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이 아닌 야권단일후보 이름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국민의힘, 독자 후보 내면 역풍
언론 통해 묻곤 대답 안 한다 해
이런 방식으론 합의 도달 못해
중도·진보 유권자까지 모아야
겨우 ‘박빙의 승리’ 거둘텐데…
국민의힘 입당은 말이 안돼
서울시장 당선되면 재선 도전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돌풍’이 거세자 거대 양당의 견제가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9)와 야권 단일화 방식을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다 지금은 애써 안 대표의 존재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네거티브 공세로 전환했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도 안 대표 때리기에 가세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대표실에서 안 대표를 만나고 13일 전화로 추가 인터뷰를 했다.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 그리고 ‘정치인 안철수’의 10년을 물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50%대의 높은 지지율에도 그가 박원순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한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이 요구한 입당이나 합당을 통한 단일화 요구에 대해선 끝내 거부한 건가요.

“국민의힘·국민의당 지지자와 중도·진보성향의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까지 다 모여야 겨우 박빙의 승리가 될 거예요. 이들의 표가 분산되거나 이탈되지 않게 하려면 저의 국민의힘 입당은 말이 안되죠. 또 공당의 대표가 지지자나 당원들을 버리고 입당한다는 건 상식적·정치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주장이에요. 합당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고요.”

- 김종인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이름으로 이겨야 한다면서 안 대표가 못 하겠다고 하면 독자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요.

“(국민의힘이) 그러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4월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이 여당 후보를 택한 답변보다 훨씬 많잖아요. 그런데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율을 합할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참 떨어져요. 다시 말하지만 저로 단일화하자는 게 아닙니다. 만약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화 없이 따로 후보를 내면 큰 역풍을 불러올 겁니다.”

-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과거 행적으로 미뤄볼 때 본인으로 단일화가 안 돼도 단독출마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만.

“저는 야권 후보들이 경선 패배 시 불출마와 함께 야권의 승리 위해 열심히 뛴다는 대국민서약을 하자고 이미 제안했어요. 국민의힘은 언론을 통해 공개 제안을 던지고는 저한테 왜 답을 안하냐고 하는데, 그런 방식으론 합의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우선 실무 담당자들 간 협의부터 시작하게 순서죠.”

-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선언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조건부 출마선언을 했어요. 종국적으로 국민의힘과 합의가 잘돼 야권단일화를 위해 이들과 경선하게 되면 이길 자신이 있습니까.

“저는 정치를 하기 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현장경험과 전문성이 있어요. 또 정치인이 되고서는 당 대표로서 주요한 선거를 모두 치러봤고 대선 본선에도 나가 쌓은 내공도 있죠. 이 두 가지를 기반으로 행정가로서 누구보다 일을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 경선을 통한 야권 단일후보가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 이름이 아닌 제3의 이름으로 출마하길 원하는 건가요.

“야권단일후보 이름으로 선거를 치러야죠. 관련 선관위 질의도 있었고 관련 선례와 판례도 있습니다.”

실제로 2012년 4월 제19대 총선 당시에도 제2야당인 자유선진당을 제외하고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과 제3야당인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에 합의해 ‘야권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쓴 선례가 있다. 이는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4개 야당이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해 ‘범야권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쓴 게 문제 없다고 판단한 2011년 서울고등법원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 2011년 박원순 후보에게 서울시장을 양보한지 올해로 10년이 됐어요. 10년 전 안철수와 지금의 안철수는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잖아요. 한국정치 상황에서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접근해야 하고 그러면 어떤 방식의 방해가 들어올 텐데 어떻게 뚫고 제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지 지금은 알게 됐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당을 만들어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38석을 얻었잖아요. 그런 경험은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이후엔 저밖에 없어요. 그게 정치력을 입증하는 게 아닐까요?”

- 하지만 20대 총선을 끝으로 안 대표는 정치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잖습니까.

“계기가 있었어요. 당시 박근혜 청와대가 존재하지도 않은 리베이트 의혹으로 김수민·박선숙 의원을 포함한 10명을 입건하며 우리를 궁지로 몰았죠. 저는 당을 살리기 위해 당대표에서 물러났어요. 그런데 결국 그 10명 전부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죠. 제3당을 죽이려는 대한민국 정치사상 가장 악독한 정당탄압사건이었던 거예요.”

- 풍파를 겪으면서도 정치를 계속하는 이유가 뭔가요.

“소명의식 때문이에요. 제가 의사를 그만두고 V3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안랩)을 만든 건 의사는 저 말고도 많지만, 이 일은 저밖에 하는 사람이 없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정치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 정치는 안 대표가 아니어도 할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아주 단호한 어조로)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 왜죠.

“우리나라 정치세력의 민낯을 봤기 때문이에요. 정치는 우리가 자라고 교육받고 직업을 찾고 노후를 살아가는 삶의 모든 틀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치의 문제로 그 틀 자체가 잘못되고 왜곡되면서 크게 좌절하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것을 바꾸고자 시작한 일이니 해야죠.”

- 정치인은 이미지도 중요한데, 안 대표에겐 MB아바타, 간철수, 갑철수, 안초딩 같은 부정적 별명이 따라다녔어요. 얼마전 한 여론조사에선 비호감 정치인 1위에 오르기도 했죠.

“저만큼 이미지 조작을 많이 당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2012년 18대 대선 때 국정원 댓글 공작 때도 제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2017년 대선 때는 미처 지우지 못하고 남긴 드루킹의 댓글 공작 중 저에 대한 공격만 8800만개였어요. 드루킹이 대법원 판결 후 저한테 가장 미안하다고 고백했을 정도였죠.”

- 별명도 그래서 생긴 건가요.

“제가 V3(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를 개발할 때 하루 3~4시간만 자고 과로해서 간염을 앓은 적이 있어요. 국정원이 그걸 이용해 처음엔 ‘간을 본다’로, 나중엔 제 건강을 공격하려고 만든 게 간철수라고 해요. MB아바타, 갑철수, 안초딩은 드루킹이 만들었고,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에서 저를 이런 식으로 공격하라는 문건도 나왔어요. 그렇게 조작된 이미지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거죠.”

- 주장이 모호하다, 갈팡질팡한다, 카리스마가 없고 뒷심이 없어 ‘또 철수’ 한다, 그런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입이 하나인데 저를 공격하는 입은 많습니다. 사람들은 정보가 많아도 진실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힘드니 다수가 이야기한 게 맞겠지 하죠. 20대 총선 때도 국민의당이 망할 거라고 선거 당일까지 주위에서 악담이 얼마나 많았는데요. 당 내부에선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가자고 들고 일어나고 당시 공동대표했던 천정배 의원도 떠나버리고…. 하지만 전 뚝심을 갖고 밀어붙였고, 증명했다고 봐요. 그 다음에도 낙선은 했지만 전부 끝까지 갔고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그는 2011년 시골의사 박경철씨의 기획으로 대학가를 돌며 토크쇼 ‘청춘콘서트’로 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윤여준 최장집 금태섭 등 한때 멘토였거나 가까웠던 이들은 지금 그의 곁에 없다.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이들을 잘 챙기지 못한다거나, 통 큰 기부는 해도 당직자들에게 자기 돈으로 따뜻한 점심 한끼 사먹일 줄 모른다는 평가도 들린다(그는 2012년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지분 372만주의 절반(당시 1500억원)을 기부했다.)

- 가까웠던 많은 사람들이 왜 떠났다고 보나요. 소통이나 스킨십 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요.

“제3당이란 게 워낙 힘든 상황이잖아요. 그래도 제가 선거에서 실패했을 때 항상 제일 먼저 한 게 사람들 챙기는 거였어요. 열심히 한 분들의 명단을 나름대로 파악해서 직접 만나거나 전화을 걸어 위로했어요. 그래도 늘 충분하지 않더라고요. 미안한 마음이 크고, 결국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는 거죠.”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금태섭 전 의원과는 왜 사이가 멀어졌습니까.

“2014년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 때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함께하지 못했어요. 윤 전 장관도 그러셨고요. 또 개혁하려고 들어갔지만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2015년 12월 민주당을 나올 때 많은 분들이 민주당에 잔류했어요. 금태섭 의원의 경우도 제가 같이 나가자고 했지만 남았죠.”

- 요즘 안 대표의 말투·어조가 달라지고 스킨십도 늘었는데, 눈썹문신을 한 것도 이미지 변신을 위한 건가요.

“흰눈썹이 많이 생겨서 흐릿해 보인다고 다듬으면 좋겠다고 해서 하게 된 거예요. 염색하고 자르는 건 봤는데, 이게 문신인지는 모르겠어요(웃음).”

- 과거엔 경제민주화, 권력기관 개혁 등 다양한 쟁점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냈는데 지금은 이념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산은 그 자리에 있는 건데, 산을 보는 사람들이 흔들흔들하면 산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저의 기본적인 생각이나 노선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안 변했어요.”

그는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독일로 떠났고 지난해 10월엔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방문학자로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귀국해 바른미래당을 나와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 독일과 미국에선 무엇을 했습니까.

“독일을 중심으로 14개국의 여러 현장을 방문해 유럽의 사회시스템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그것을 한국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저의 지난 정치활동을 하나하나 되짚으면서 성찰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면 안되니까요.”

- 가장 뼈아픈 반성은 뭐였나요.

“너무 많지만 특히 정치인의 설명책임에 대한 거예요. 다른 직업을 가졌을 때는 오해가 생기거나 나쁜 소문이 있어도 구차하게 설명하거나 변명하지 않았어요. 제가 옳다고 믿는 일만 묵묵히 행하다 보면 진실은 밝혀지고 오해는 풀리더라고요. 정치도 그럴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제가 설명 안 하면 적극적인 왜곡이 사실이 되더군요.”

- 지난해 4·15총선 때는 왜 직접 지원유세를 안 하고 ‘국토종주 마라톤유세’를 한 건가요.

“그때 저희가 비례대표만 냈는데 지역구 후보를 안 내면 선거법상 지역구에서 유세는커녕 현수막도 못 걸더라고요. 위성정당들은 부모정당들이 대신 해줬지만 저희 당은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의지를 보여드리고 싶어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부터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까지 445㎞ 국토종주를 한 거예요.”

그는 마라톤유세 중인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자 대구로 가 방호복을 입은 채 의료봉사를 했다. 당시 땀에 젖은 의료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많이 회자됐다. 자가격리 14일 후 마라톤유세도 완주했지만, 실제 총선에선 비례대표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2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 서울시장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안철수가 구상하는 서울의 큰 그림은 뭔가요.

“부동산공급대책 등 분야별 공약사항을 지금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만, 큰 줄기로 ‘시민들의 삶에 중점을 둔 스마트도시’를 그립니다. 또 주거복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청년을 포함한 서울시민들이 꿈을 펼치고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겁니다.”

- 스마트도시라면….

“이번 정인이사건을 비롯해 서울이 다른 글로벌도시들에 비해 많이 뒤처지는 것 중 하나가 안전이에요. 그런데 도시에 첨단기술을 갖추면 각 분야에서 예방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 보궐선거인 만큼 실질적으로 시장으로서 일할 기간은 6~9개월 정도인 것으로 알아요.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첫 1년은 코로나19 대응과 코로나로 인해 파탄난 민생경제, 그리고 부동산문제에 힘 쓸 겁니다. 또 경영을 할 때 첫 90일 개념이 있어요. 어떤 조직에 경영자·책임자로 들어가면 첫 90일 동안 큰 방향을 잡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못한다는 거죠. 당선 후 바로 시민사회, 야권 정치인, 정책 전문가, 기업인, 서울시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서울미래비전위원회’를 설치해 큰 방향성을 제시할 겁니다. 그러면 이후 이를 구체화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 ‘첫 1년’이라면, 서울시장 재선까지 염두에 둔 건가요. 시장이 되면 내년 대선엔 나서지 않는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까.

“그럼요.”

- 차차기 대권 도전은요?

“그걸 비판할 순 없지 않나요? 하하하… 하지만 자기 일 열심히 안하면서 그 다음 자리나 엿보고 있다면 그건 사람들이 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 서울시장 출마 선언 직후부터 줄곧 박원순 전 시장 정책을 정조준해 비판왔는데요. 박 전 시장의 정책 중 계승하고 싶은 것은 없습니까.

“박 전 시장이 지난 9년간 했던 일들을 완전히 용도폐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울미래비전위원회에선 지난 9년의 서울시정에 대해 검증할 겁니다. 방향이 옳고 제대로 가고 있는 정책은 계승하고, 방향은 맞는데 실행이 잘 안되고 있는 여러 부분에 대해선 방향 기조는 가져가되 실행방법들은 바꿔야죠. 또 정말 문제 있는 정책들은 없애고요.”

- 2012년 출간된 <안철수의 생각>을 보면 10년 전 안 대표는 민생·복지정책과 정의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 읽혔습니다. 박 전 시장의 ‘서울형 기초보장제도’ 등 복지확대 정책, 그리고 2019년 발표한 ‘생태문명전환도시 서울’ 선언과 ‘2050 탄소중립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요.

“둘 다 방향은 맞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실행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아요. 가령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는 중앙정부의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누락된 차상위 계층들을 찾아내 지원하는 건데, 통계를 보면 매년 수급 대상이 줄어들어 예산을 일부밖에 못 써요. 또 탄소중립은 인류의 운명이 달린 매우 심각한 문제인데 에너지 공급의 불안정성 때문에 지금의 방법, 즉 태양광이나 풍력만으로 해결이 안되죠. 또 중요한 건 인류가 쓰는 에너지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건데, 전체 에너지 중 전력의 비중은 20%라는 점이에요. 포스코 용광로 등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에너지 소비로 인한 탄소배출에 대한 방안들이 나오지 않는 건 말이 안됩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요즘도 마라톤을 뛰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일주일에 서너번 10㎞씩 뛴다”며 “평일엔 밤 8시 지나서 주로 중랑천을, 토요일 아침엔 뚝섬에서 아내나 지인들과 뛴다”고 답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대표 책상 위에서 기념패 하나를 가져와 보여줬다. 그가 4·15총선 때 445㎞ 국토종주를 완주한 것을 기념해 받은 ‘국토종주 울트라마라톤 완주패’였다. 그는 자랑스러워했다. 올해 서울시장직을 향한 그의 마라톤은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박주연 선임기자 j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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