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투자금지령에 '중국판 애플' 꿈꾸던 샤오미 주가 급락

김인오 2021. 1. 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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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중국 군대 연계기업'
샤오미 등 9곳 추가로 투자 금지
중국판 개미 등 '애국 투자'나서
미국발 투자금지령 기업 주식
홍콩증시서 9일간 17조원 순매수
시진핑, 스벅회장에 '미·중협력' 편지

새해에도 이어지는 미·중 갈등 속에 미국인 투자금지 블랙리스트에 추가된 '중국판 애플' 샤오미 주가가 급락했다.

15일(현지시간) 홍콩증시에서 샤오미 주가는 하루 만에 10.26% 떨어져 1주당 29.3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는 중국 항공기 제조업체 코맥과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샤오미를 포함한 9개 기업을 중국 군대 연관 기업으로 지정해 투자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지난 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중국 공산당·군대 연관 기업에 대한 미국인 투자 금지'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미국 투자자들은 오는 11월 11일까지 블랙리스트에 해당하는 중국 회사들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한국증시에서 거래되는 'TIGER 차이나HSCEI' ETF의 상위 구성 종목 중에는 투자금지령에 오르내린 차이나모바일이 8위 14위로 CNOOC가 포함돼있다. 'KODEX 차이나H' ETF도 비슷하다. 8위가 차이나모바일, 13위가 CNOOC다.

미국 상무부는 (CNOOC를, 국방부는 휴대전화 제조업체 샤오미와 코맥 등을 '중국군 군사 용도로 활용되는 기업들'이라면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상무부는 정보기술(IT) 기술 네트워크 안보 관점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에 대해 '적대 국가'라고 보고 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이날 "중국이 남중국해에서무분별하게 적대적인 행위를 일삼고 외국의 민감한 지적재산권과 기술을 빼내려는 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 위협 사항"이라면서 "특히 CNOOC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위해 폭력배처럼 굴면서 다른 나라를 자극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중국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이자 국영기업인 SMIC 등 30여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상태다. 상무부와 국방부, 재무부 등 유관 부처는 총 12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릴 지 여부를 검토한 결과 중국 IT공룡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는 제외하고 샤오미와 CNOOC 등 9개 기업들은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기로 했다.

같은 날 국무부도 남중국해 중국 군사기지화에 연루된 공산당·인민해방군 관계자들과 국영기업 임원에 대해 비자 제한 등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이 CNOOC 등 국영기업을 불법적으로 구단선(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중국 영해로 주장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설정한 9개 기준선)적용에 앞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부추'(중국판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등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증시에서 자국 기업 주식 매수로 맞서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탁커넥트를 통해 14일까지 홍콩증시로 흘러든 투자자들 순매수 금액이 올해 첫 9거래일 간 1223억홍콩달러(약 17조3400억원)였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해 월간 거래규모 최다를 기록한 3월의 90%에 달하는 액수다. 스탁커넥트는 중국 본토 상하이·선전증시와 홍콩증시 주식 거래를 연결해주는 중개 프로그램이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애국 투자'에 나선 셈이다. 이들은 특히 미국발 투자금지령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과 CNOOC주식을 집중 매수했는데 이는 14일 스탁커넥트 등을 통한 전체 매수세의 10%에 달했다. 중국에서는 미·중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애플 대신 샤오미 쓰기' 등 국산 사용과 외국 기업 불매 등 집단 움직임이 벌어져왔다.

다만 연방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하고 대통령 임기도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트럼프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중국 문제에 대한 미국 견제 의사가 분명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압박을 자신의 치적으로 남기면서 외교안보 정책 선택지를 줄이는 식으로 오는 20일 출범할 민주당 조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바이든 차기 대통령도 그간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중국 대응 정책을 단기에 크게 뒤바꿀 일은 없다고 언급해왔다.

[출처 = 스타벅스차이나]
미국 압박이 거센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세계 최대 커피체인점 미국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에게 "양국 경제협력을 드높이자"는 서신을 최근 보냈다고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슐츠 회장이 먼저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 성격이지만 오는 20일 바이든 차기 정부 출범을 의식해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스타벅스를 향해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스타벅스가 미·중 무역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면서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위해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공간을 넓힐 것"이라고 편지에서 밝혔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020년 중국에서 매장 500곳을 추가로 문 열 예정"이라고 신고한 바 있다. 스타벅스는 2019년 기준 전 세계에 3만1256곳 매장을 두고 있는데 미국(1만3352개)에 이어 중국(3600곳)에 매장이 두 번째로 많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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