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탈원전 정책 감사' 비판.."최재형, 도 넘고 있다"

류정화 기자 2021. 1. 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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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여권이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감사원이 이번 주 월요일부터 2주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면서입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원장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다른 여당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데, 류정화 반장 발제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3년 전만 해도 '미담제조기'라고 불렸던 사람이 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2017년 12월 13일) : 사법연수원 시절 몸이 불편한 동료를 2년 간 업고 출근한 마음이 따뜻한 후보이고, 아래 사람을 믿고 일을 추진하도록 배려하며 성품 또한 인자한 덕장이라고 합니다.]

바로 최재형 감사원장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여권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감사원이 지난 11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을 따져보는 감사에 착수하면서, 이제는 "집을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한다"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전면에 선 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입니다.

[임종석 (음성대역) : 지금 최재형 감사원장은 명백히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임기를 보장해주니, 임기를 방패로 과감하게 정치를 합니다.]

문제가 된 감사 3차 에너지 기본계획과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대한 겁니다. 에너지 기본계획은 전력수급 기본계획보다 상위에 있는 개념인데요. 문재인 정부는 취임 첫 해인 2017년, 공약이었던 '탈 원전' 로드맵에 따라 이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먼저 세웠습니다. 상위 개념인 (2차)에너지 기본 계획을 바꾸지 않았고, 2년 뒤 3차 에너지 기본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감사원은 이 절차가 적법했는지 따져본단 겁니다. 검찰 수사로 이어진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와는 별개입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탈 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임 전 실장은 두 계획의 선후를 따지는 것 자체가 '탁상공론'이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는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태였고, 조정된 전력수요를 감안해 과다밀집된 원전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최재형 감사원장을, 앞서 정권과 각을 세웠던 또다른 권력기관장, 윤석열 검찰 총장에 빗댔습니다.

[임종석 (음성대역) :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이번에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전광훈, 윤석열, 그리고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납니다. 소중하고 신성한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그 권한을 권력으로 휘두릅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미 지난 해에도 여권과 여러 번 각을 세웠죠.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 원장께서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의 동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한수원 사장이 할 일을 대통령이 대신 한 것이다',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냐', 이런 발언 하신 적 있습니까?]

[최재형/감사원장 (지난해 7월 29일) : 그 내용은 사실과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그때 제가 문 대통령께서 41% 정도의 지지를 받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국민의 대다수라고 말씀할 수 있겠느냐. 이게 전체적인 관련된 내용의 전부입니다. 다만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시느냐, 라는 것은 각자의 보시는 견해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병철/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7월 29일) : 아니, 대한민국 감사원장이 이런 말씀을 할 수 있는 겁니까? 해석이 제각각이라뇨. 아니 이게 지금 무슨 학자들의 다툼입니까? 감사원장으로서 적격이 없는 거예요.]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7월 29일) : 감사원장님, 잠깐 발언 중지하시고요. 지금 팔짱 끼고 답변하시는 겁니까?]

[최재형/감사원장 (지난해 7월 29일) : 아, 네 죄송합니다.]

이번 감사에 착수한 당일엔,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월성 1호기 안전성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18일 월성 원자력본부를 직접 방문해 안전성을 점검한단 계획입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1일) : 한국수력원자력의 조사 결과 월성원전 부지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 삼중수소가 기준의 17배 넘게 검출됐습니다. 무엇보다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시해 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의힘은 정권의 치부를 감추려고 여권이 원전 감사를 흔들고 있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이종배/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또한 월성원전 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민주당의 필사적인 몸부림의 일환이라고 생각됩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임 전 실장을 비판했습니다. "'너는 우리 편이 임명했으니 우리 편에 대해서는 입 다무는 것'이 선이고 도인가"라고 썼는데요. 이 정부 들어서 임명됐다가 정권과 대립한 권력기관장, 윤석열 검찰총장과 여러모로 좀 비슷해 보이기는 합니다.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22일) :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갖고 있는 정의감. 동정심. 이 부분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지난해 10월 22일) :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십니까? 과거에는 안 그러셨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저에 대해서 안 그러셨지 않습니까?]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지난 4월부터 공석이던 '감사위원' 자리에 검찰 출신의 조은석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습니다. 이 자리를 놓고 청와대와 감사원이 공개적으로 실랑이를 벌였던 만큼,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은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이번엔 여당 반장 류 반장이 전하는 동화 '여전한 동화' 코넙니다.

[뒷 마당에 복숭아 꽃이 피는 동산에서, 오랫 동안 두 장수, 락 장수(이낙연)와 명 장수(이재명)가 자웅을 겨루고 있었습니다.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은 때론 입장(사면론 찬-반)도 달랐지만, 복숭아 동산을 지키자(정권수호)는 목적은 같았죠. 두 장수의 경쟁구도에 또다른 장수, 균 장수(정세균)가 등장했습니다. 오랫동안 역병(코로나)을 막아내는데 집중했던 이 장수는, 락 장수와 명 장수 모두를 비판하며 등장했습니다.]

정치부회의 가족들은 금방 아시겠죠? 여권에서 거론되는 대선 '잠룡'들의 얘깁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양강 구도에 정세균 총리가 가세하며 3인방 구도가 됐습니다. 세 사람은 여러 현안을 놓고 미묘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먼저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입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공약에도 이익공유제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만큼 선진 국가들에서는 이미 상식처럼 돼 있는 숙제 중에 하납니다.]

[정세균/국무총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상생의 정신은 적극적으로 찬성을 합니다만은, 어떤 것을 제도화하고 하려면 국민적인 공감대가 먼저 이뤄진 연후에 논의가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이재명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 보편적 재난지원금은 어떨까요,

[이재명/경기지사 (JTBC '신년특집 대토론' / 지난 5일) : 비교를 해보니까 1차 (전 국민) 지원을 하고 난 다음에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났고요. 2차 (선별) 지원한 후에는 보니까 고소득자들의 소득이 더 많이 늘고 저소득자의 소비 더 줄어들었다는 거예요.]

[정세균 (음성대역) : 저는 더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 같은 단 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대통령 빼고는 다 해봤다는 정세균 총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까요.

소상공인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따뜻한 '감성 정치'는 덤입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지난 8일) :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부담해야 되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

[배진교/정의당 의원 (지난 8일) : 실질적인 임대료 지원을 못 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일단 여론은, 이재명 지사가 앞서고 있습니다. 지난 12일~14일 한국갤럽이 진행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인데요. 이낙연 대표와의 격차를 13%p, 두자릿수로 벌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대표의 정치적 거점 호남에서도 이 지사 지지선언이 나왔습니다. 이 지사는 여세를 몰아 이달 말쯤 광주로 향한다고 합니다.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전광훈에 비교된 최재형에 여권 공세 가열…여권 대선주자 3인방 체제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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