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업 시작도 안 했는데 '버팀목 자금' 입금?..엉뚱한 지급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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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차 재난지원금과 이번 '버팀목자금' 모두 신청 대상자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2018년 온라인 쇼핑몰을 열 계획으로 사업자등록만 미리 했을 뿐, 실제로 쇼핑몰 운영은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사업자등록증만 있는 '유령사업장'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서 소득이 발생한다면 '버팀목자금'이 지급될 수 있다는 말로도 들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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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차 재난지원금과 이번 '버팀목자금' 모두 신청 대상자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2018년 온라인 쇼핑몰을 열 계획으로 사업자등록만 미리 했을 뿐, 실제로 쇼핑몰 운영은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연히 사업장도 아예 없습니다. A씨는 고민 끝에 두 번 모두 지원금을 신청했고, 각각 100만 원씩 받은 뒤 기부했습니다.
■ 사업자 등록증만 있으면 지급?…줄줄 새는 버팀목 자금
쇼핑몰을 열 계획으로 사업자 등록증을 낸 A씨. 영업을 한 적이 없기에, 매출은 당연히 0원입니다. 이런 A씨가 버팀목 자금 지급 대상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버팀목자금의 지급 원칙은 집합금지업종에 300만 원, 영업제한업종에200만 원, 1년 전보다 매출액이 감소한 연매출 4억 원 이하 일반업종에 100만 원을 지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A씨에게는 왜 지급된걸까요? 이게 A씨만의 문제일까요?. KBS에는 A씨 사례를 비롯해, 비슷한 제보들이 더 들어왔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담당부서에 문의해봤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사례는 있을 수 없다. 무조건 전년도 보다 매출이 줄어야만 지급이 된다"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대변인에게 해당 사례들을 제시하며 자세히 물어봤더니, "그 사업장 말고, 다른 개인적인 소득이 발생했고, 그 소득이 전년도 대비 줄었다면 그 소득 기록 때문에 '버팀목 자금'이 지급될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업자등록증만 있는 '유령사업장'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서 소득이 발생한다면 '버팀목자금'이 지급될 수 있다는 말로도 들리는데요.
중기부는 "해당 사례는 잘못 지급된 사례에 해당하므로 환수조치 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중기부는 아직 오지급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뿐 아니라 2차 지원금 지급 때도 제대로 된 실태조사는 없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중기부는 뒤늦게, 오지급 사례를 파악할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 집합금지를 했는데도 백만 원뿐?…구청에선 '안 된다'·'나몰라라'
엉뚱한 지급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받아야 하는 액수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받은 사업장도 있는데요.
#특공무술관장 김진용 씨는 실내체육 시설 집합금지 조치로 5주 동안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구청에 미리 문의해봤더니, 김 씨에게 "특공무술이니까, 당연히 체육시설이므로 집합금지를 해야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정부 지침을 충실히 따랐지만, 김 씨의 통장에 들어온 지원금은 백만 원 뿐. 집합 금지 업종에 해당하면 3백만 원을 받아야 하는데, 2백만 원이 덜 지급된 겁니다.
김 씨는 왜 집합금지를 하고도, 백만 원 밖에 못 받았을까요?
바로, 특공무술은 '체육시설 설치 이용 관한 법률' 제 10조에 따라, 체육시설업으로 분류되지 않아, 서비스업으로 신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체육시설업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사실상 '체육시설'인 특공무술, 킥복싱, 폴댄스, 주짓수 등을 가르치는 업장은 '집합금지'를 하고서도, 일반업종으로 분류돼 백 만원밖에 받지 못한 겁니다.
이 경우에는 따로 이의 신청을 하면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지만, 김 씨는 이러한 절차조차 안내받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구청에 몇 차례나 전화했지만, 모두들 "공문이 안 내려왔다. 이 부서 관할이 아니다" 등 책임 회피만 할뿐, 누구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임대료에, 대출이자, 인건비, 공과금 등 한 달에 나가야되는 돈만 7백 만원. 하지만 영업 자체를 못하니, 모든 것은 고스란히 김 씨의 빚으로 남았습니다. 집합금지업종에 지급되는 3백만 원도 김 씨에겐 턱없이 부족한 돈입니다. 그래도 정부 지침을 믿고 따르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지급되지 않으니 김 씨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갑니다.
김 씨는 "공무원들도 전화받고 일처리 하는거 힘든거 안다"며, "하지만 우리들만큼 괴로울까? 두 달 동안 돈을 한 푼도 못 번 우리들은 정말 괴롭다"며 한탄했습니다.
정작 필요한 곳에는 적게 지급되고, 엉뚱한 곳으로 새어나가는 버팀목 자금.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 자금이, 정부의 미흡한 행정 처리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양예빈 기자 (yea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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