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 연장하되 카페·헬스장 규제 완화할 듯

유환구 2021. 1. 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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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좌석·운동기구 줄여야 방역 실효성"
학원 인원은 동시간대 대신 면적당 기준 예상
식당 밤 영업시간 연장은 의견 분분 
"방역 수칙 어기면 확실한 처벌 따라야"
15일 경기도 화성시의 한 헬스장에서 관계자가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뉴스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16일 발표한다.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큰 틀은 유지하되, 헬스장 영업과 카페 취식을 허용하는 등 '핀셋 방역' 일부를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식당 등의 영업제한 시간을 늦추는 방안 등에 대해선 막판까지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방역 규제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피해 보상 대책과 형평성 논란을 잠재울 새로운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설 연휴 대책도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이튿날 중대본 회의를 열어 거리두기 방안과 방역 대책 등을 최종 논의한 후, 오전 11시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전국적 이동과 가족 모임이 예상되는 설 연휴 기간의 특별방역대책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우선 지난 12월 8일부터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는 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 거리두기 조치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13명을 기록하는 등 거리두기 2.5단계 적용 기준인 500명대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단계를 낮출 명분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인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치가 확산세를 꺾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판단에서다. 집담감염이 줄어든 대신 개인 간 접촉에 따른 감염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해제하기엔 부담이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 가운데 개인 간 접촉으로 감염된 비율이 작년 11월 23.7%에서 이달 1~9일 38.9%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제한 완화하고 이용인원 제한할 듯

대신 정부는 형평성 논란이 빚어진 일부 업종의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를 상당 부분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헬스장과 같은 실내체육시설은 제한적으로 운영이 허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시설마다 면적 8㎡당 1명만 이용할 수 있도록 인원을 제한하고, 오후 9시까지 운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원 역시 현재의 '동시간대 9명 이용' 기준을 면적당 인원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카페의 경우 매장 내에서 음료나 빵을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식당과의 형평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페에서도 식당처럼 오후 9시까지는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하도록 하되 8㎡당 1명 정도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고, 좌석 간 간격을 띄우는 등 세부적인 방역 수칙을 강화하는 방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식당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하자는 일각의 제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경제계가 규제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방역당국과 의료계에선 밤에 영업시간을 늘리면 지인들 간의 소모임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명이라도 한 공간에서 모여 술 마시고 고기를 구워 먹는 시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감염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자율 맡기는 대신 처벌 강화해야"

전문가들 사이에선 핀셋 방역을 둘러싸고 불거진 일련의 형평성 논란을 교훈 삼아 이참에 좀 더 공평한 방역 수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제적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업종별로 일괄 폐쇄를 하는 식의 방역 조치는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며 "카페는 좌석, 헬스장은 운동기구의 수를 줄여 같은 시간대에 머무는 이용자들의 밀도를 낮추도록 하는 등 이번 기회에 실효성과 형평성 있는 새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 나올 방역 지침은 지금까지보다 업주나 이용자들의 자율에 맡기는 부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적 방역이 실제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는 데 기여하게 하려면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업제한 조치를 완화하되,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확실한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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