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강진.."제발 도와달라" 갇힌 소녀의 절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서부에서 15일(현지 시각) 새벽 강진이 발생해 최소 34명이 숨지고 6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이 지진으로 건물 수백채가 붕괴했는데, 아직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28분 술라웨시섬의 서부 도시인 마무주에서 남쪽으로 36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8km라고 USGS는 전했는데,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진원의 깊이가 10km라고 발표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진 직후 마무주 인근 마제네에서 사망자 4명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그러나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시신들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망자 수는 34명으로 늘어났다. 무너진 건물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아 사상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마제네 지역 주민 600여명이 부상을 입었고, 약 1만5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최소 300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여기에는 주지사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와 호텔, 병원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지역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겼다. 현지 수색구조대에 따르면 아직도 많은 이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경보를 하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쓰나미를 우려해 산과 같은 고지대로 도망친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기후지질청 측은 기자회견에서 강한 여진이 뒤따를 수 있고, 쓰나미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건물이 무너져 폐허처럼 변해버린 마을의 사진,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이 올라왔다. 날이 밝으면서 구조인력이 몰려들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재난당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한 주택 잔해에 갇힌 소녀가 “제발 도와달라. 아프다”고 소리치며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트위터 등에서 널리 공유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진 발생 당시 마제네에 있는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던 교사 바시르 마라스는 지진을 감지하고 가족을 깨워 오토바이를 타고 즉시 도망쳤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들은 자고 있다가 무너진 건물에 묻혔다”고 말했다.
마무주와 마제네 인근에서는 전날에도 규모 5.7의 지진이 나는 등 최근 여러 차례 지진이 이어졌다. 이른바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접해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지진이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2018년 9월 술라웨시섬 팔루에서는 규모 6.2에 달하는 강진과 그에 따른 쓰나미로 4000여명이 숨지는 일이 있었다. 2004년 12월에는 수마트라 해안에서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10여개 인근 국가에서 23만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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