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띄우는 이낙연, 野 비판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사회주의 정부였나"

김지숙 입력 2021. 1. 15. 18:19 수정 2021. 1. 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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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지난 11일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매일 직간접적으로 이익공유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익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 큰 쪽 돕는 방식 논의해볼만...이익공유제 검토해주시길" -1월 11일, 최고위원회의 중

"이익공유제, 민간 자발적 참여로 추진 원칙" - 1월 13일, 최고위원회의 중

"확산 쉽게 틀 만들어야…하나 아니라 몇 가지 방식 조합하려 한다" - 1월 14일, 이익공유제 사례 현장 방문 중

이번엔 이익공유제를 "반헌법적, 반시장적"이라고 비판하는 국민의힘에 협력도 제안했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15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부상조의 해법을 찾자"면서 "정쟁화하기 보다는 지혜를 모아달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명박 정부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시행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사회주의 정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이익공유제 관련 법안을 내놨으니, 소관 상임위에서 신속히 심의해달라고 했습니다.

■ 어떤 법안 제출됐나?…'협력이익공유제' 근거 법부터 법인세 인하까지

이 대표 말을 보면, 이미 국민의힘에서도 이익공유제와 관련한 법을 발의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 대표 측에 어떤 법안들이 있는지 물었더니, 아래와 같이 4개 법안을 꼽았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협력이익공유제'를 법제화해 추진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정태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살펴보면, '협력이익공유제'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중소기업 상호 간, 위탁ㆍ수탁기업 간 상생협력으로 발생한 협력이익을 공유 모델"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상 기업의 범위를 넓게 설정하고 있어서 '코로나19로 인한 발생한 이익을 피해 계층과 공유한다'는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 첫 제안 취지에 100% 부합하는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코로나 불평등 해소TF' 단장인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익공유제라고 하니까 현재 주머니에 있는 이익을 나눠준다는 것에만 집중하는데, 협력해서 이익을 발생시키고 그 이익을 나누는, 미래 이익을 공유한다는 개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엔 국민의힘 발의 법안을 볼까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현행법 단서 조항을 개정해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의 의무 휴업일을 제한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또 법인세법 개정안은 모든 기업의 법인세율을 낮추는 게 골자인데, 이익 공유제와는 언뜻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은 이런 구체적인 법안의 의미보다는 "이익공유제에 비판적인 국민의힘에서도 자영업자들을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있어서 이를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연관이 없는 건 또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예컨대 이 대표가 밝혔던 이익공유제의 세 가지 원칙 가운데 하나가 '상생 협력 결과에 대한 당정의 인센티브'였던 만큼, 세제 혜택, 그러니까 법인세를 깎아주는 게 인센티브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익공유가 실현됐을 때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 野 "면밀히 관련 단체 의견 수렴…현재로선 입장 변화 없어"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줄곧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특히 아무리 이 대표가 자발적 참여를 강조해도, 결국엔 비자발적인 참여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큽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 "사회적 약자 돕는 건 미덕이지만 집권여당이 강권하는 건 겁박" - 1월 12일 원내대책회의 중

최형두 대변인 "이익공유제, 준조세나 다름 없어" - 1월 13일 브리핑 중

김재섭 비대위원 "위험과 손해를 나누지 않으면서, 이익만 공유하겠다는 점에서 반시장적" - 1월 14일 비상대책위원회의 중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어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의 팔 비틀기가 우려된다"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이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도 입법을 검토하냐"는 질문에는 이익공유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아직 계획 없는데, 한번 면밀히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KBS에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는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으로 이익을 본 기업에서 이익을 나누자는 건데, 이 상황에서 그런 기업이 얼마나 되겠냐"는 겁니다. 또 기업이 이익을 공유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상황에 국한해서 할 성격의 것은 아니라고도 말했습니다.

개념을 정하고 대상과 방법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국민의힘의 반대, 재계에서 나오는 볼멘소리까지, 이익공유제가 실현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익공유제가 이 산들을 넘어가며 정말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이 자리매김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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