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통령은 멍청이" 두테르테, 대선후보 지지 1위 딸 두고 막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75)이 “대통령직은 여성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고속도로 개통식 연설에서 “알다시피 남녀의 감정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필리핀은 코라손 아키노(1986~1992년)와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2001~2010년) 등 두 명의 여성 대통령이 집권한 역사가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딸 사라 두테르테-카르피오(42)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2022년 필리핀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뒤 나왔다. 변호사 출신인 사라는 아버지를 계승해 현재 다바오 시장을 맡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파혼으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도 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 딸은 2022년 대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겪은 길을 딸이 걷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출마하지 말라고 했다”며 “딸에게 네가 대통령 자리에 오면 되면 멍청이가 될 텐데 그럼 너무 슬프지 않느냐”고 했다”고 했다.
사라는 로이터 통신에 “저는 아버지에게 대통령 선거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며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에 감사드리지만, 제가 대선 출마를 거부한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여성 혐오 발언을 일삼아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2016년 대선 유세 당시 1989년 다바오 지역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 사건을 언급하며 “폭도들은 모든 여성 인질을 성폭행했고 그 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며 “진압이 끝난 후 시신으로 들려 나온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성폭행)했어야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8년 공식 연설에서는 “아름다운 여성이 많으면 성폭행 사건이 더 많이 일어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고등학생 시절 가사도우미를 성추행한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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