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깨울 작은 종달새 될 것" 박영선 서울시장 출마 시사

박영선, SNS에 詩 공유하며
출마의지 우회적으로 표명
與, 김동연 차출설 부인
"민주당 분열 노린 꼼수"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이 다시 한 번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여권 일각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서울시장 차출설이 흘러나오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부총리 차출설'을 당의 분열을 노린 보수 언론의 꼼수라고 비판하며 일축했다.

15일 오전 박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인 김완하의 시 '뻐꾹새 한 마리 산을 깨울 때'를 소개했다. 폐허가 돼 무너진 산을 뻐꾹새 한 마리 울음이 일으켜 세운다는 내용의 시다.

박 장관은 "이 시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뻐꾹새가 참 애쓰는구나. 혼신을 다하여 쓰러지고 무너진 산을 일으켜 세우려 저리도 마음을 다하는구나"라고 소회를 피력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시는 대통령님, 무너지고 쓰러진 식당 사장님들 소상공인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버팀목이 되어 희생하고 참아주는 참 고마운 국민들, 어쩌면 대한민국은 이 모든 분들이 무너지고 쓰러진 산을 되살리고 치유하는 뻐꾹새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어디선가 뻐꾹새는 아니어도 작은 종달새라도 되어야 할 텐데…그저 부끄럽네요"라고 글을 맺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한 언론은 민주당이 박 장관을 대신해 김 전 부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전 부총리가) 어떤 제안도 받고 고민도 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동연 차출설'이 불거지자 박 장관이 본인의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김동연 차출설'을 공식 부인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박 장관이 불출마하고 김 전 부총리가 나올 수 있다는 그런 인과관계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내 4·7 재보궐선거 선거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사무총장도 "김 전 부총리 출마의 대전제는 박 장관이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박 장관이 안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보수언론에서 차출설을 흘리는 것은 당의 분열을 노린 꼼수일뿐더러, '민주당이 선거에 진다'는 프레임을 짜기 위한 저질 책략일 뿐"이라고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이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예능에 출연한 것만 봐도 출마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개각 권한을 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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