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양이 학대' 카톡방 본격 수사..처벌요구 국민청원 24만명

오경민·유희곤 기자 2021. 1.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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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 13일 서울마포경찰서에 카카오톡 오픈채팅 ‘고어전문방’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고어전문방’이란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길고양이·너구리 등 야생동물을 잔혹하게 죽이거나 학대하는 영상과 사진을 공유한 사건을 두고 경찰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참여자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4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15일 “카카오톡 채팅방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절차에 따라 긴박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8일 해당 채팅방 참여자들이 동물 학대를 자행했다며 동물보호법 및 야생생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동물권행동카라도 지난 13일 같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동물권행동카라는 “직접 동물을 학대한 채팅방 참여자 A씨뿐 아니라 A씨에게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등 학대 행위를 조장·방조한 참여자들도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카라 등에 따르면 ‘고어전문방’ 참여자들은 동물을 포획하거나 살해하고 사체를 먹거나 해체하는 영상과 사진을 서로 공유했다. 원래 고어(gore)는 피를 뜻하며, 고어물이란 다량의 피를 흘리거나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이 나오는 공포영화의 한 장르를 말한다.

주도적으로 채팅방에 참여한 A씨는 고양이가 갇힌 포획틀을 발로 차며 웃는 영상, 자신이 쏜 화살을 맞아 죽어가는 고양이 사진, 본인이 자른 너구리 머리 사진 등을 채팅방에 공유했다. 그는 채팅방에서 “개·고양이뿐 아니라 너구리 등 어떤 생명체도 죽여왔다. 동물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 채팅방 참여자는 “남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좋지만 여자를 괴롭히고 강간하고 싶은 더러운 성욕도 있다”고 발언했다.

현재 해당 채팅방은 카카오톡에서 사라진 상태로 검색이 되지 않는다. 앞서 채팅방 참여자들은 관련 보도가 나오는 등 논란이 되자 “처벌 안 받을 것을 아니 짜릿하다”는 등의 대화를 나눈 후 텔레그램으로의 대화방 이전을 논의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먹는 단체 오픈카톡방을 수사하고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그 글에서 “그곳에는 악마들이 있다”고 썼다. 이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24만여명이 동의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살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동물에게 상해 또는 신체적 고통을 주는 경우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진 또는 영상물을 상영·게시해도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보통 동물 학대 사건은 누가 보지 않을 때 혼자서 은밀하게 행해졌던 반면 이번 사건은 동물 학대를 서로 독려하고 사진, 영상을 전리품 자랑하듯이 공유하면서 폭력성을 고무시켜나가는 형태로 이뤄져 확장성이 우려된다”며 “더 잔인한 형태의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 대상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전에 동물과 같이 자기 표현을 못하는 생물이 무참하게 폭력을 당하는 것에 다같이 공분해야 한다”며 “사회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논의하고 엄벌을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청이 제공한 2010~2019년 국내 동물보호법 위반 발생 현황을 보면 2010년 69건에 불과하던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2019년 914건으로 13배 이상 늘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오경민·유희곤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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