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로 소통하는 세상, 그곳에 미래 고객이 있다

이향휘 입력 2021. 1. 15. 17:09 수정 2021. 1. 1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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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예스24 선정 '1월의 책' / 아바타 경제

지난해 9월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가상 공간 `제페토`에서 팬 사인회를 연 걸그룹 블랙핑크 아바타들. 팬 사인회에는 아바타 팬 5000만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사진 제공 = 네이버]
코로나19로 '집콕'이 길어지는데도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인기 가수는 가상세계에서 대형 콘서트를 열고, 재계 총수들은 앞다퉈 유튜버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와 예스24가 함께 뽑은 이달의 경제경영서 주제는 '아바타 경제'입니다. 메타버스라는 신세계와 이제는 필수가 된 기업의 공감 전략을 만나보길 바랍니다.

10대 아이들에게 유행한다는 '제페토'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았다. 셀카로 얼굴을 찍으니 아주 깜찍한 캐릭터가 생성됐다. 내 아바타라고 했다. 이름을 지어주고 가상현실로 입장했다. 요즘 유행한다는 최신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으로 꾸미고 패션 아이템을 장착했다. 3D 아바타로 분한 '또 다른 나'는 이제 가상 공간에서 게임도 하고 소셜미디어 활동도 즐긴다.

네이버 자회사가 운영하는 제페토는 출시 2년 만에 가입자가 1억9000만명을 돌파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폭발적이다. SM과 JYP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도 제페토에 투자와 제휴 형식을 통해 이 무궁한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해 4월 배틀로열 게임으로 유명한 포트나이트 가상 공간에서 대형 콘서트를 열었다. 오프닝 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거인 모습의 스콧이 등장했고 노래가 바뀌자 사이보그로 변신했다. 하이라이트는 스콧과 포트나이트 사용자의 아바타들이 우주로 날아가는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총 1230만명이 참여했고 게임 속 굿즈 판매로 200억원 넘는 수익을 창출했다.

코로나19가 메타버스(metaverse·가상세계)트렌드를 앞당기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했다. 피자 배달부인 주인공이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활동하는 얘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는 지난해 10월 자사 개발자 회의에서 "메타버스가 오고 있다"며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쓴 '메타버스-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은 메타버스 시대를 항해할 때 꼭 필요한 나침반과 같은 책이다.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을 공부한 이 학자는 게임광이자 게임 개발자로 스타트업을 두 번이나 창업했고 투자기관 자문 역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 다양한 이력 때문일까. 그와 함께 떠나는 메타버스 여행은 지루하지 않다.

그가 보여주는 메타버스 세계는 네 종류가 있다. 증강현실 세계, 라이프로깅 세계, 거울 세계, 가상세계다. 현빈·박신혜가 출연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현실에 판타지를 입힌 증강현실 세계를, 현실의 나에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를 제외한 브이로그의 일상을 보여주는 라이프로깅 세계, 마인크래프트처럼 세상을 디지털 공간에 복제하는 거울 세계, 인간의 소통과 놀이 욕구를 위해 어디에도 없던 세상을 창조한 가상세계다.

여행의 끝에는 메타버스와 관련한 유망 테크기업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메타버스 기업을 후방에서 웹서비스로 지원하는 아마존,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 라이프로깅 분야의 대표적 기업 페이스북, '게임 제국'을 일군 중국의 텐센트, 게임 안에서 운동화와 명품을 파는 나이키와 루이비통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메타버스에 올라타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저자는 삼성전자와 SK바이오팜,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국내 기업에 메타버스 개척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다. 물리적 지구 말고 또 하나의 우주에서 소통하는 자녀들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혹은 앞으로 투자할 유망 기업을 찾고 싶다면 늦기 전에 메타버스에 올라타야 할 것 같다.

※ 메타버스 / 김상균 지음 / 플랜비디자인 펴냄 / 1만7000원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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