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과학을 믿어야 하나

이강환 2021. 1. 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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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라는 이유로 흔히 듣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간 것이 사실이냐?" 이 음모론은 2001년 미국 폭스 채널에서 〈음모론:우리는 정말 달에 갔을까?〉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절정에 이르렀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방송에서 나온 '증거'라는 것이 모두 과학적으로 반박되었고 실제 달에 다녀왔다는 증거가 그보다 몇 배나 더 많다는 사실이 이런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가볍게 무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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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라는 이유로 흔히 듣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간 것이 사실이냐?” 이 음모론은 2001년 미국 폭스 채널에서 〈음모론:우리는 정말 달에 갔을까?〉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절정에 이르렀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방송에서 나온 ‘증거’라는 것이 모두 과학적으로 반박되었고 실제 달에 다녀왔다는 증거가 그보다 몇 배나 더 많다는 사실이 이런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가볍게 무시된다. 심지어 이 음모론은 미국과의 달 탐사 경쟁에서 뒤져 가장 크게 체면을 구긴 러시아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당시 러시아는 아폴로 11호의 비행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고 조용히 패배를 인정했다. 물론 이런 사실도 음모론자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지닌 믿음과 무관하게 사실을 나열하고 장단점을 고려해 가장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믿음을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실제 사실을 자신이 평생 쌓아온 이론·가설·직감·선입견과 편견의 왜곡된 필터를 통해 바라본다.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던 믿음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데이터를 선택하며, 자신의 믿음과 모순되는 데이터는 무시하거나 합리적으로 배제한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확증 편향’이라 부른다.

확률과 통계를 바탕으로 실험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과학적 방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렇다 보니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어쩌다 일어난 우연한 사건이 신비한 초자연적 현상이 되고, 어떤 이유로 사망한 사람이 우연히 얼마 전에 독감 백신을 맞았다면 백신이 사망 원인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그냥 잡담 수준에서 그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유명인이 공식 석상에서 주장하거나 신문의 헤드라인이 된다면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넘쳐나는 가짜뉴스들을 제대로 걸러내는 훈련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어떤 주장에 대해 가능하면 가장 회의적인 태도로 명확한 사실을 따져보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에 무한히 열린 태도를 갖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훈련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 과학의 세계다. 마이클 셔머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각종 유사과학과 비합리적인 믿음에 맞서온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여러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강의를 하고 나면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왜 우리가 당신을 믿어야 하죠?” 여기에 대한 그의 기발한 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이강환 (천문학자)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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