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죽을 걱정? 해결사로 떠오르는 식량공장

전지현 2021. 1. 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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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 아만다 리틀 지음 / 고호관 옮김 / 세종서적 펴냄 / 2만원
지구 온난화로 토양이 메말라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면 인류는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 이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특별한 '식량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흙이 없으면 천이나 바구니에서 키우고, 물이 부족하면 영양분을 함유한 안개를 공급해도 채소는 쑥쑥 큰다. 여기에 발광다이오드(LED)로 태양빛까지 대체하는 '수직농장'이 속속 생기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수직농장은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 위치한 에어로팜스 건물이다. 공장 같은 농장 안에서 케일, 물냉이, 루콜라, 청경채 등이 뿌리를 드러낸 채 성장하고 있다. 뿌리가 흙이나 물속에 잠기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산소에 노출돼 더 빨리 자란다. 미국 환경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틀은 수직농장을 비롯해 새로운 식량 실험 현장 곳곳을 찾아다녔다. 최근 출간된 그의 저서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을 읽고 있으면, 지구가 초토화되어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멕시코 화산지대 척박한 땅에서는 가뭄에 견디는 고대 작물 모링가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마크 올슨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 진화생물학 교수가 열대 건조지역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단행한 모링가나무 재배 실험이다. 모링가는 잎, 씨앗, 뿌리까지 활용할 수 있어 버릴 게 없다.

돌이켜보면 6000년 전 쟁기를 발명해 더 많은 곡식을 거둔 후부터 인간은 더 많이 먹기 위해 바다 양식과 온실 재배, 인공강우 등 온갖 실험과 모험을 감행해왔다. 근래에는 실리콘밸리 실험실에서 소고기와 닭고기 세포까지 키운다. 이 배양육의 맛과 가격이 적정 수준에 이른다면 동물 농장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멤피스미트를 찾아가 배양 과정을 관찰하고 실험실 고기를 먹어봤다. 그는 "오리고기 맛이 느껴졌다"면서도 "좀 질기고(턱에 힘을 주어야 했다), 심줄이 너무 많고, 희미하게 금속맛의 여운이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실히 익숙한 맛이라 먹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고 소회를 적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가고 식품 농장·공장이 '셧다운'되는 것을 경험한 인류에게 필요한 실험이 담긴 책이다. 그러나 대체 식량을 찾기 전에 "음식 쓰레기부터 줄이라"는 게 저자의 충고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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