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가르드 트롯 창시자" 뽀글머리 주미의 역대급 무대

최보윤 기자 2021. 1. 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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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오늘부터 팬됐습니다! 노래 퍼포먼스 표정 3박자에 스트레스 싹!” “웃기는 것에 성공하되 우습지는 않았던 레전드 무대. 가창력에 가족 모두 응원했어요!” “아방가르드 트로트 창시자가 나타났다!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자고 나니 스타’라는 건 트로트 가수 주미(33·본명 최미정)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주미는 14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트롯2’ 1대1 데스매치 경연에서 개그맨 김영철의 ‘안되나용’을 선곡해 무대를 뒤집어놓았다. 주미를 비롯한 실력자들의 한판 진검승부가 펼쳐진 이날 시청률은 29.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미스코리아 뽀글머리로 등장한 주미는 ‘미스트롯’ 왕좌와 왕관을 두고 ‘진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격하게 표현한 한 편의 뮤지컬 같은 구성으로 시청자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마스터 예심 당시 ‘내장산’을 진득하게 불렀던 ‘조신’ 주미는 온데간데없었다. 신들린 듯한 코믹 표정연기로 1단 변신. 장윤정 마스터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는 무아지경 춤사위는 2단 변신이었다. 무대 위 보안요원 등판에 붙은 이전 회차 진(윤태화, 황우림) 이름표를 뗀 죄(?)로 질질 끌려가더니, 극적으로 왕좌에 앉아 머리에 왕관을 얹어 보이며 “진, 안되나용”이라고 능청떠는 연기력까지 완벽한 3단 변신에 기립박수. 모든 걸 내려놓고 거침없이 망가지며 혼을 빼놓는 와중에도 압권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 음정과 무대를 휘어잡는 성량. 요즘 말로 ‘본업 충실’, 준비된 스타였다. 둘 중 하나는 탈락하는 가혹한 데스매치에서 실력 있는 자만이 선택할 수 있는 승부수이자 운명을 건 도박이었다.

무명의 설움을 딛고 도전했던 미스트롯이었다. 예심 당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2등 인생”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던 그녀다. 그만큼 절실하고, 기다렸던 무대다. 이 무대로 그녀의 인생이 180도 바뀔 수 있다. 2등 인생과 영원히 작별할 수도 있다. 그만큼 그녀는 어떻게 하면 자신을 더 각인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을 것이다. 그녀의 노래 실력은 예심서 보여준 ‘내장산'을 통해 이미 입증했다. 현역 A조가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혹평을 듣고 있을 때 그녀는 ‘전사’처럼 나타나 내공 깊은 목소리로 마스터를 무장해제 시켰다. 올 하트. 현역A조 중 처음이었다. 분위기 반전의 주축이됐다.

이번에도 승부사 주미의 기질이 제대로 발휘됐다. 아무리 예능이지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최고의 목소리를 선보이는 게 경연이다. 미스트롯 시리즈는 게다가 비교불가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농담같은 선곡과 퍼포먼스로 자칫 경연의 품격과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주미는 대범하게도 야무진 실력으로 화끈하게 불식시켰다.

주미의 ‘작전'은 마스터 심장도 꿰뚫었다. 마스터 장윤정이 주미에게 남긴 평가를 보면 더욱 그렇다. 장윤정은 “오디션 무대에서는 우승을 하느냐, 임택트 있는 무대를 남기느냐가 중요한 데 임팩트로는 1등이다”라면서 “선곡을 보고 처음엔 ‘충격과 공포'였지만 너무 잘해서 불쾌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주미는 실력자 공소원을 상대로 9대2로 완승했다. 팬들은 “트로트 안보던 친구들도 주미 찾아보게 됐다” “트로트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투표했다” “존재감 없음에서 존재'갑'됐다” “최고의 중독성! 아이들이 종일 ‘안되나용’ 한다” 등 반응했다. ‘욕망 트롯‘ 주미 영상은 네이버 TV 기준 28만 2000회(오후4시기준)로 이날 방송분 중 1위. ‘좋아요’도 5200개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마스터 예심과 본선 팀미션 모두 올하트로 진출한 주미는 2011년 박동진 판소리 명창 명고 대회 신인부 우수상을 비롯해, 새만금판소리대회, 황산벌판소리대회 등 여러 대회에 출전해 상을 휩쓴 실력자. 2015년 KBS ‘트로트 부활 프로젝트, 후계자’ 본선 준우승을 차지한 뒤 2016년 싱글앨범 ‘오빠 내 사랑’으로 정식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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