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리더는 시대가 정해..내 '최애'는 순간"

김고금평 기자 입력 2021. 1. 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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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에세이 ''50 홍정욱 에세이' 낸 홍정욱 전 국회의원.."어떻게 살 것인가" 그의 진짜 속마음

훤칠한 키, 세련된 외모, 시선 집중의 학벌 등만 보면 비싼 보석류나 슈퍼카가 제법 어울릴 법한데, 그는 이런 사치와 담을 쌓고 산다. 거의 무관심에 가깝다. 27년 전 베스트셀러에 오른 ‘7막 7장’의 저자 홍정욱 전 국회의원 얘기다.

올해 만 50세를 맞아 50편의 에세이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이 책엔 그의 진짜 ‘속마음’이 수북이 쌓여있다.

그는 물건에 관심이 없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작품을 모을 생각이 없고, 음악 스트리밍을 이용하면서 수천 장의 CD를 모두 나눠줬다. 책도 매년 절반 이상 기부하거나 버린다. 자동차나 시계 따위에는 아예 무관심하다.

그가 물건 대신 애착을 갖는 건 ‘순간’이다. 그 순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사랑과 우정, 기쁨과 슬픔, 감탄과 실의, 함께와 홀로의 감상들이다.

책은 무엇보다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왔는지를 시작으로, 자신이 왜 국회와 정치를 떠나 창업자와 경영인의 길을 택했는지, 그리고 삶에서 무엇을 찾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보여준다.

현재 친환경 혁신 푸드기업 올가니카를 경영하고 있는 저자는 성급한 결단을 후회한 적이 차고 넘쳤다고 밝혔다. 새로운 일에 꽂힐 때마다 하던 일을 그만둘 수 없어 고안해 낸 발상의 전환이 “완전한 목표를 세우고 중간에 멈추느니, 절반의 목표를 세우고 완전히 달성하는” 것이었다.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내야 했다. ‘절반의 성공’이란 대부분 구차한 변명에 불과했기 때문.

관둬야 할 때를 모르고 버틴 기억은 많지 않았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대 국회의원에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철학이 작용했다. 그에게 진정한 성공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안 해도 되는 삶이다.

삶의 90%가 그칠 날 없는 싸움과 기다림, 의미 없는 행사와 목적 없는 모임으로 채워져 있다면 이는 재고할 가치가 없는 삶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저자는 “맹자는 ‘벼슬을 하는 자는 직분을 다 못하면 떠나고, 꾸짖음을 맡은 자는 말이 안 통하면 떠나야 한다’고 했다”며 “나는 오로지 내 역량의 부족을 꾸짖으며 국회를 떠났다”고 했다.

최근 언론에 대선 주자나 서울 시장 후보에 그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상황을 미리 예견한 듯 리더의 조건에 대해서도 “개인이 아닌 시대가 정한다”고 밝혔다.

시대는 때로 혁명가 또는 관리자를 요구하고 때로 엘리트 또는 서민을 선호하며 때로 젊은이 또는 원로를 필요로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여서 회사 상황에 따라 빠르게 또는 바르게, 우직하게 또는 똑똑하게, 보수적으로 또는 공격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저자는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고, 그렇지 못하면 이에 적합한 리더를 선별해 일을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하의 앞이 되려고 하지 않으므로 큰일을 할 우두머리가 된다”는 한비자의 말도 인용했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 한 해를 보낸 각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아닌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었다. ‘남이 한 번 만에 한다면 나는 백 번~’(‘중용’ 중에서)처럼 강함보다 약함을 고민하는 자에게, 지식보다 무식을 염려하는 자에게 성장이 있다고 믿으며 한 해를 보냈다.

정치나 경영 같은 문제 너머 인생의 본질을 간파하는 묵직한 조언도 있다. 인생의 본질은 혼자이며 함께는 예외라며 외로움을 불행으로, 어울림을 행복으로 여기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속지에는 ‘항상 깨어있고 죽는 순간까지 사랑하며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이라고 자필로 적었다.

앞으로 그의 여정은 어떻게 전개될까. 저자는 “자신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서문에는 “소명을 찾으려는 열망이 있는 한 내게는 살아갈 이유가 있다”고 했다.

지식과 경험과 철학으로 준비하고 깨어있으면 기회는 비처럼 쏟아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의미심장한 문구인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50 홍정욱 에세이=홍정욱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30쪽/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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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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