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성 투어일기] 생애 첫 투어본선에 호주오픈 와일드카드까지

김홍주 2021. 1. 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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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남지성. 오른쪽은 권순우(사진제공/어썸테니스)

코로나로 투어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국내에서만 머물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저만의 테니스를 잃고 있는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권)순우의 소개로 미국 동계훈련 베이스캠프(플로리다)에 유다니엘 코치와 함께하면서 오프 시즌을 잘 보냈습니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투어대회 상황, 건강에 대한 불안감, 코치의 부재, 투어 비용까지 걱정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을거란 생각에 무모한 도전을 강행했습니다. 이런 절박한 도전정신을 하늘에서 이쁘게 봐주신게 아닐까요? 운이 좋게 생애 첫 투어 본선 진출이라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베이스캠프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델레이비치오픈에 참가 신청을 했고 호주오픈 예선과 겹치는 바람에 많은 선수들이 빠지면서 본선까지 들어가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열심히 하려고 힘들게 미국까지 왔는데 그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호주오픈 본선(복식) 와일드카드까지 받게 되는 로또까지 얻게 되면서 ‘간절하면 이뤄진다’는걸 몸소 느꼈습니다.

첫 투어 본선이다보니 긴장되는게 당연했습니다. 처음보는 경기장 분위기에 선수들까지, 빨리 적응을 하려고 했지만 남의 집에 온 손님 같았습니다. 그래도 언더독이니까 잃을게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들어갔지만 역시 긴장이 되더군요. 공기가 너무 무거웠습니다. 연습했던걸 해보지도 못하고 첫 세트를 1-6으로 지고 말았습니다. 두번째 세트 역시 0-3까지 끌려가다가 ‘내가 잘하는 네트 대시를 많이 하자’라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바꾸었습니다. 이게 통하면서 긴장이 풀렸습니다. 4-6으로 결국 지긴 했지만 그래도 첫 투어 대회에 대한 긴장감과 희열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처음이라는 핑계로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지만 다음 기회에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강해져서 다시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임할 생각입니다. 우물을 파야 물을 먹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저에게는 최고의 동기부여가 된 시간이었습니다.

순우와의 동계훈련으로 얻은 변화
투어선수를 먼저 시작한 (권)순우에게 배울 점이 참 많았습니다. 타고난 재능도 뛰어난 것 같고 신체능력도 훨씬 빠르고 좋더라고요. 투어레벨 경험은 순우가 선배이니까 배운다는 마음으로 따라가려고 했습니다.

첫째 주에는 진짜 죽을 것 같더니 둘째주, 셋째주에는 점점 몸과 멘탈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확실히 준비가 되면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번 동계훈련에서는 체력이나 근육도 많이 늘렸지만 기술적으로 섬세한 것도 많이 배웠습니다. 예를 들면 포핸드 런닝샷을 길게 치는 방법 같은거요. 그리고 서브와 백핸드에 변화를 시도했고, 이참에 다시 태어나려고 서브 폼과 백핸드 구질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아직은 바꾸는 단계지만 자신감이 붙고 훨씬 나아질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듭니다. 지켜봐 주세요!

다가오는 2021 호주오픈
작년에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우승해 복식 본선 와일드카드를 받았지만 올해는 기대를 안하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동계훈련만 하던 중 간절함에 대한 보상인지 와일드카드를 주겠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작년엔 너무 아쉬워서 며칠동안 잠을 못 잤거든요. 한번 경험을 해봤으니 더 잘 준비하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민규 형(파트너)과 작년 3월 데이비스컵 이후 한번도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도 같이 복식을 한 시절이 2015년부터이니 1월 15일에 호주 도착해서 약 3주간 같이 훈련하면 문제없으리라 봅니다. 호주오픈에서는 평소보다 I자 포메이션(서버와 전위가 일자로 서는 포메이션)을 더 많이 활용할 예정이며 더 자신있는 서브와 리턴게임으로 강하게 압박하려고 하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 유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년 1월 15일 남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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