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매일 주식 파는 운용사.."팔고 싶어 파는 게 아닙니다"

이다비 기자 2021. 1. 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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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코스피지수가 장 중 3200선을 넘은 이후 '숨 고르기' 모습을 보이자 개미(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개인은 죽어라 매물을 사들이며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데 기관은 내다 팔기만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기관이 시장에 내놓은 물량 중 상당 부분은 개인이 펀드를 환매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투신은 금융투자나 연기금, 은행 등과 같이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날도 어김없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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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코스피지수가 장 중 3200선을 넘은 이후 ‘숨 고르기’ 모습을 보이자 개미(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개인은 죽어라 매물을 사들이며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데 기관은 내다 팔기만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잠자코 있을법한 기관이지만, 이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기관이 개인의 주적으로 여겨지는 것만은 부당하다고 항변한다. 최근 들어 기관이 시장에 내놓은 물량 중 상당 부분은 개인이 펀드를 환매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개인이 펀드를 해지하겠다고 하니, 기관은 고객에게 환매(해지)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팔아치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누적 기준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기관 중 투신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총 4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나타냈다. 보통 투신은 기관 중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뜻한다. 총 매도 규모는 4조7635억원에 달했다.

일러스트=정다운

투신이 5조원에 가까운 매물을 시장에 던지는 동안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조8432억원, 2조78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투신은 금융투자나 연기금, 은행 등과 같이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날도 어김없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위 기간 전체 기관의 순매도 물량 중 투신이 내다 판 주식은 총 금액의 30.16%를 차지했다.

증시 급등으로 인해 운용사에 소속된 펀드 매니저들이 주식 비중을 조절한 점도 투신 물량 증가로 이어졌다. 펀드 매니저는 수익을 내기 위해 보유 주식 비중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면 투신 매도로 수치가 잡힌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은 "투신이 순매도한 금액은 주식형펀드 환매 자금보다 많다"며 "환매로 인한 순매도와 함께, 주식이 많이 오른 만큼 펀드 매니저가 펀드에 담은 주식 비중을 조정하면서 시장에 매물을 내놓은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즘 증시가 급등하자 개인들은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를 해약하고, 이 자금으로 직접 개별 주식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를 믿고 투자하기보다는 투자자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낫겠다는 속내에 따른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최근 석 달 새 국내 공모주식형펀드 수익률은 34.89% 수준을 기록했지만, 개인들이 대거 몰린 삼성전자(005930)주가 상승률은 약 47%, LG화학(051910)은 약 60%를 기록했다.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투자 트렌드가 바뀌면서 국내 공모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최근 석 달 새 4조1770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직접 주식에 투자하기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기준 70조원을 넘기면서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펀드 환매 자금이 주식 직접 투자 자금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권사 영업점이나 은행 창구에서 펀드를 해지하고 이 자금으로 직접 투자를 하려고 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튜브나 도서 등 개인 투자자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많아지면서 펀드 매니저를 믿기 보다는 ‘나도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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