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왕국' 인텔, 위기에도 지난해 매출 1위..삼성·SK '톱3' 유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애플, 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연이은 이탈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양대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톱3 자리를 유지하며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2020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톱10(2020 Worldwide Top 10 Semiconductor Vendors by Revenue)'에 따르면 인텔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702억4천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인텔은 삼성전자, TSMC, AMD 등 경쟁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고객사들의 이탈로 최근 위기에 빠진 상태다. 실제로 인텔은 CPU 경쟁사인 AMD가 TSMC를 통해 위탁생산하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인 7나노급 반도체를 아직도 생산하지 못할 정도로 경쟁사들과 현격한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인텔의 반도체 생산 기술이 현재 14나노미터(nm)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TSMC는 현재 5nm 초미세공정까지 양산에 들어간 상태로, 향후 4나노, 3나노 공정 기술 개발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오랜 고객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은 지난해 더 이상 인텔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쓰겠다며 독자적인 칩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아마존과 구글도 인텔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에 착수했다. 시가총액에선 엔비디아에 추월당했다.
이에 인텔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0.6%p 하락한 15.6%를 기록했다. 인텔은 위기 돌파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키로 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새 수장으로는 펫 겔싱어 클라우드컴퓨팅 기업 YM웨어 CEO가 선임됐다.
반도체 매출 순위 2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561억9천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12.5%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1위에 올랐으나, 2019년에 메모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인텔에 자리를 뺏긴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 약 253억 달러를 달성하며 3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도 0.3%p 오른 5.6%를 기록했다.
4위는 미국 메모리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이 차지했다. 마이크론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한 약 221억 달러로 마감됐다.
5위는 179억 달러를 기록한 퀄컴이 차지했다. 퀄컴은 2019년 6위였으나 지난해 매출이 31.5%나 급증해 순위가 올랐다. 6위는 157억 달러를 달성한 브로드컴, 7위는 131억 달러를 기록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차지했다.
이 외에도 미디어텍(110억 달러)과 키옥시아(102억 달러), 엔비디아(101억 달러)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번에 새롭게 톱10에 진입한 업체들이다.
특히 2019년 13위였던 미디어텍은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늘면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매출이 증가한 덕분에 매출이 38.3% 상승한 것이 10위권 진입에 도움이 됐다. 매출상승률은 주요 기업 중 가장 높다. 퀄컴의 매출 상승 역시 5G 스마트폰 확대가 주효했다.
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 온라인 게임 등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며 반도체 수요가 늘어 전 세계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7.3% 증가한 4천49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1천350억 달러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년 대비 102억 달러 늘어난 528억 달러로 집계됐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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