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경제는 선택 아닌 필수..폭발적 성장 이어진다

김우용 기자 2021. 1. 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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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2021 전망]⑨비대면

(지디넷코리아=김우용 기자)코로나19는 날벼락처럼 찾아왔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중 하나가 '4차산업혁명의 대중화'다. 4차산업혁명은 그동안 일부의 선언적인 구호로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4차산업혁명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신축년(辛丑年) 새 해를 맞아 10개 키워드로 4차산업혁명의 진화 방향을 전망해본다.[편집자주]

⑨비대면: 비대면 경제는 선택 아닌 필수...폭발적 성장 이어진다

바이러스 대유행을 저지하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 넘게 진행되면서 사회 전반이 비대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작년초부터 보편화된 재택근무는 사업을 영위하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화두였고, 전세계적으로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은 커다란 과제였다.

글로벌 주요기업은 올해 혹은 내년까지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심지어 영원히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선택하는 기업도 나왔다. 국내 기업도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치료제 보급이 확대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제로 정착된 비대면 근무 환경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선택아닌 필수다. 이에 따라 비대면 관련 산업이 급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쉽게 할 수 있다.

사진=Pixabay

화상회의-협업도구, 폭발적 성장 이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격근무, 원격교육, 원격의료 등 관련 솔루션 시장이 올해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IDC에 따르면, 원격 솔루션 시장은 2018년 2천245억달러에서 2025년 5천279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기업 간 경쟁이 화상회의, 협업도구 등의 분야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작년 비대면 관련 솔루션으로 각광받은 분야는 화상회의와 협업도구다.

줌의 작년 분기 매출 추이

특히 화상회의 분야가 최고 호황을 누렸다. 화상회의 서비스업체 줌은 작년 시가총액 1천424억2천만달러를 기록하며 9배 성장했다. 분기 매출은 연초 1억9천만달러에서 4분기 7억8천만달러까지 급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간 활성 사용자 규모가 3천만명에서 1억1천500만명으로 급증했다. 작년 3분기 팀즈 사용자는 하루에 300억분을 사용했으며, 한명 당 일 평균 4시간 이상 팀즈로 근무했다.

시스코 웹엑스는 작년 9월 활성사용자 5억9천만명을 기록해 6개월만에 2배의 사용자를 갖게 됐고 현재 6억명을 넘겼다.

협업도구 시장도 급성장했다. 대표적인 협업도구 슬랙은 작년 10월말 기준으로 유료 사용자 14만2천명을 보유했다. 이는 같은해 1월말 11만명보다 30%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전 회계연도 동기 대비 신규 가입자는 약 2배 늘었다.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39% 증가해 2억3천45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는 정부가 비대면 솔루션 수요를 직접 창출하면서 성장세를 주도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하는 'K-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제도는 총 6천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에 화상회의, 협업, 보안 등의 관련 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네이버, KT, 카카오엔터프라이즈, NHN, 삼성SDS,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등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화상회의나 협업도구와 함께 업무용 PC를 가상화된 서비스로 이용하는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혹은 '클라우드 PC' 영역도 성장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2026년까지 DaaS를 도입할 계획이며, 대기업 중심의 VDI 환경 업그레이드 사업이 줄을 이었다.

통합과 틈새의 이중나선: 비즈니스 플랫폼 꽃 핀다

작년 비대면 환경 구축에 이른바 '포인트 솔루션'이 주목받았다면, 새해는 통합적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업무는 화상회의나 협업도구 중 하나만 사용한다고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체계가 비대면 중심으로 재편되면 다양한 비대면 관련 솔루션을 연계해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 솔루션 업체와 통합 솔루션 업체 간 경쟁으로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업체 간의 동맹체 결성이나, 적군과 아군을 따지지 않는 파트너십 체결, 대형 업체의 통합 솔루션 구축 등이 주요 흐름이다.

화상회의로 진행된 지난 9월 'G20 환경장관회의' 모습.

그 신호탄은 작년말 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다. 세일즈포스는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에 슬랙의 협업도구를 통합해 명실상부한 비대면 플랫폼을 갖추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팀즈에서 화상회의와 협업도구를 함께 제공하고, 오피스 및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운영체제까지 묶은 번들 서비스로 대공세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봄 윈도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용하는 '클라우드PC' 사업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은 기존 G스위트의 브랜드를 '구글 워크스페이스'로  바꾸고 비대면 업무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국내 기업 간 연합체 형성 흐름도 본격화되고 있다. KT는 작년 11월 클라우드원팀을 결성했다. 산학연 19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다. 한글과컴퓨터, 나무기술, 소만사,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솔트룩스, 틸론, 티맥스에이앤씨 등이 비대면 및 클라우드 솔루션을 공급하게 된다.

중소 전문업체 간 연합도 활발하다. 마드라스체크의 '플로우'는 알서포트의 화상회의 '리모트미팅'과 함께 연동되고 있다. 화상회의 업체 구루미는 사이냅소프트와 함게 문서 공동편집 기능을 갖추게 됐다.

네이버, NHN,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은 자체 투자를 통해 솔루션의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웍스를 자회사 '지웍스'로 분사시켜 본격적인 기업용 솔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웍스는 메신저, 메일 등에 화상회의 기능을 더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워크'도 화상회의 기능을 강화하며 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합종연횡과 통합의 거센 흐름 속에서 비대면 솔루션 분야는 '비즈니스 플랫폼' 영역으로 확대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공=이미지투데이)

이같은 흐름에서 수요 기업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다양해질 수 있다. 집행 예산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 여러 전문솔루션을 개별 구매하기보다 대대적인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소기업은 비용 문제 때문에 필요한 부분에만 전문 솔루션을 도입하는 방식을 취하기 쉽다. 중견기업이 전문솔루션의 연계와 통합 플랫폼 도입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세일즈포스와 슬랙의 결합은 시장 분화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세일즈포스는 주로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고, 슬랙은 스타트업 위주로 고객을 보유했다. 고객층의 이질성이 크기 때문에 두 솔루션의 결합이 어느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이뤄지느냐에 따라 잠재고객층이 달라질 수 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는 중견, 대기업, 대형교육기관 고객에게 '마이크로소프트365'의 일부로 공급돼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팀즈를 별도 솔루션으로 공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견 미만 규모의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주저해왔다.

비대면 서비스 도입 지원 정책 전환점 돈다

정부는 비대면 솔루션 국내 수요를 촉진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비대면 업무 환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K-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진행중이다. 6천400억원의 지원금을 투입해 정부에서 추천하는 솔루션을 수요기업이 선택하면 90%의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에 2천166억원을 투입한다. 75억원을 투입해 국내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도록 액셀러레이팅 지원도 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의 비대면 솔루션 수출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의 소프트웨어 전진기지 '코리아 IT 스쿨' 등 해외 거점을 통해 국내 기업이 활용가능한 현지 인력을 양성하고, 해외개발지원기관과 협력해 국내 IDC 사업자의 해외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한다. 소프트웨어 제품 현지화를 위해 시장 조사와 현지고객 및 전문가 검증 등 컨설팅으로 품질개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보안 제품은 국가별 인증정보 제공 및 획득 컨설팅 지원, 국가 간 협력 네트워크(CAMP) 및 해외 거점을 활용해 현지화를 촉진한다.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 및 사용 방법

정부의 비대면 산업 지원 정책은 중소기업에 맞춰져 있다. 글로벌 진출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계 수출을 지원하지만, 내수 시장 진흥책은 중소기업에 집중된다.

이에 네이버, KT, 카카오 등의 경우 내수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이 와중에 중견급 솔루션업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시장을 함께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에 놓여 있다.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은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지렛대다. 소프트웨어가 구축형에서 구독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진화하면서, 고객의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함께 옮겨가고 있다. 이는 한번 도입한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대체재로 교체하기 어렵계 만드는 요인이다.

때문에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공급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면 정부 정책이 종료되더라도 일정 기간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지난 4분기 여러 비대면 전문업체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주된 이유다.

지난해 4분기 막 비대면 솔루션이 막 보급되던 시점은 브랜드 인지도의 싸움이었다. 한 분기 지난 새해부터 고객의 사용 경험이 쌓이면 인지도에서 평판으로 싸움의 양상이 옮겨간다. 서비스와 솔루션의 근원적 경쟁력에 얼마나 투자하고, 고객 목소리를 기민하게 반영하는가가 향후 성패의 가늠자가 된다.

국내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IT 흐름이 개발업체 주도로 1~2년 주기의 업그레이드 방향을 결정하던 솔루션의 시대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즉각 받아들여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서비스의 시대로 전환됐다"며 "고객의 피드백을 민첩하게 수용해 서비스 개선으로 실현할 수 있는 개발체계와 역량에 투자해야 비대면 시대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용 기자(yong2@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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