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주택가격·주가 상승세 과거보다 빨라 우려"

손예술 기자 2021. 1. 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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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차입 투자 지양해야..기준금리 연 0.5% 동결

(지디넷코리아=손예술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주가 지수가 버블이라고 판단하긴 어렵지만, 부동산과 주가 지수가 전반적인 실물 경기나 소득 여건에 비춰볼 때 빠르게 증가해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15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최근 국내 자산시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서고 가계부채도 2020년 1년 새 1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주열 총재는 "주가 지수가 거품인가 아니냐는 문제는 투자자들의 위험 추구 성향 정도, 경기 개선 기대감 등이 전제돼야 판단할 수 있어 사전적으로 파악하긴 어렵다"면서 "일반적으로 주가 동향 지표를 보면 (자산 가격 증가가) 과거 이전에 비해 약간 빠른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주택가격이나 주가를 우려스럽게 보고 있는데 자산가격이 전반적인 실물 경기나 소득 여건에 비춰볼 때 빠르다"고 부연했다. 

15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이 같은 한국은행의 인식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에도 드러났다. 통화정책방향 전문에 처음으로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주가 상승, 국내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위험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주가가 큰 폭 상승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조그마한 충격도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너무 과속하게 되면 조그만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주요국 정책이 바뀐다던가 사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행한다던가의 충격이 있다면 주가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빚투(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주열 총재는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 확대는 예상치 못한 쇼크로 인해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주열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자산시장으로 쏠리지 않고 주가 조정에 따른 시장과 금융시스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 총재는 "완화적 통호정책이 불가피했지만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쏠리지 않는지 금융 불균형 위험이 어느정도 쌓이게 될 지 유의해서 지켜보고 있다"며 "주가가 급격히 조정받을 경우 그것이 미치는 시장 불안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예상할 수 있는 자산가격의 조정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발언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수준인 연 0.50%로 동결했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 여전히 높다"면서 "국내 경제 전망이 안정적일 때까지 완화 기조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대해 지금 세 번째로 본다면 충격의 정도는 이전 확산기에 비해 더 크지만 IT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여 올해와 올 1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CBDC)와 관련해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현금 이용 비중과 지급 결제 서비스 시장을 볼 때 CBDC의 발행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결제 환경이 빨리 바뀌고 cbdc의 발행 필요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대비해서 CBDC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약화됐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백신 접종 개시 및 이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주요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했다.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 심화의 영향으로 위축됐으나,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설비투자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에 전망한 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의 영향 지속 등으로 0%대 중반의 낮은수준을 이어갔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0%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다 점차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주가 상승, 국내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위험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주가가 큰 폭 상승했으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는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됐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 유의할 것이다.

손예술 기자(kuns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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