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대회, 국방력 강화 '선언'으로 시작해 '과시'로 마침표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북한이 제8차 노동당대회를 '국방력 강화' 천명으로 시작해 '최강의 무력'을 자랑하는 열병식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향후 5년간의 국정 청사진을 밝히는 이번 대회에서 체제 수호를 위한 핵억제력을 앞세워 최강의 국방력 구축에 국가적 힘을 집중할 것임을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북한은 당대회 폐막 이틀 뒤인 14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마지막 기념 행사로 열병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이어 이례적으로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열었다.
지금껏 당대회를 계기로 열병식을 진행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열병식은 당대회에서 밝힌 국방력 강화 기조를 재확인한 이벤트다.
열병식에서는 작년 선보였던 '북극성-4ㅅ'보다 탄두를 키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고, 탄두 모양이 더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한 축 늘어난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도 선보였다. 불과 3개월 만에 성능이 향상된 무기를 자랑한 것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장거리 타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 전략무기 보유를 국정 과제로 제시했는데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북한 매체는 미사일 전담 전략군을 "이름만 들어도 적대 세력들이 전율하는 핵무장력"이고 "첨단무기들이 핵보유국으로서의 국가의 지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군대의 위력을 확증해줬다"며 '핵보유'를 강조했다.
북한은 이번 당 대회에서 미래의 전략무기 개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최강의 국방력을 구축하는 것이 국정운영의 최우선 기조임을 분명히 했다.
개정한 당 규약 서문에 "공화국 무력을 정치·사상적으로, 군사 기술적으로 부단히 강화했다"를 추가하고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을 제압해 조선반도(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대회 보고에서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5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명중률을 높이라고 주문했고, 현재 기술로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지속해서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대회 '결론'에서는 사업총화 보고와 달리 아예 남북 및 북미관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2016년 7차 당 대회에서 명시했던 '핵·경제병진 노선'의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핵무기와 최첨단 무기 개발에 총력전을 펴겠다고 밝힌 만큼 이 노선과 정책방향을 사실상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당대회를 통해 핵과 국방력 강화를 분명히 한 것은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비롯해 향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근본적인 전환이 없는 한 핵개발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 파트너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재선에 실패한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에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압박하는 선제 메시지인 셈이다.
특히 큰 기대를 하고 임했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나름 미국에 시간을 주며 숨 고르기를 해왔지만, 미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더는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며 체제 수호에 집중할 것이라는 정책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당대회 보고에서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명시하면서 바이든 미 행정부를 향해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는 대북적대정책의 철회를 조건으로 '강대강·선대선' 원칙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열병식에서 3개월 전 모습을 보였던 ICBM을 등장시키지 않는 등 나름 수위를 조절해 바이든 미 행정부와 대화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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