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볼트 고전압으로..아마존 전기뱀장어의 협동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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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강 유역의 탁한 물속에 숨어있다 강력한 전기 충격을 주어 먹이를 사냥하는 전기뱀장어의 새로운 협동사냥법이 발견됐다.
야간 단독사냥을 한다던 통념과 달리 이 전기뱀장어 무리는 작은 물고기떼를 몰아 공처럼 뭉치게 한 뒤 일제히 고전압 펄스를 가하는 방법으로 사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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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떼 공처럼 모은 뒤 일제히 전기 충격..야간 외톨이 사냥꾼 통념 깨
아마존 강 유역의 탁한 물속에 숨어있다 강력한 전기 충격을 주어 먹이를 사냥하는 전기뱀장어의 새로운 협동사냥법이 발견됐다. 야간 단독사냥을 한다던 통념과 달리 이 전기뱀장어 무리는 작은 물고기떼를 몰아 공처럼 뭉치게 한 뒤 일제히 고전압 펄스를 가하는 방법으로 사냥했다.
도글라스 바스토스 브라질 아마존 조사 연구소 연구원 등은 2012년 아마존 강 지류인 이리리 강의 웅덩이에서 이런 모습을 발견한 뒤 이후 지속해서 관찰해 그 결과를 과학저널 ‘생태학 및 진화’ 최근호에 보고했다.
이 웅덩이에는 1.2∼1.8m 크기의 전기뱀장어가 100마리 넘게 모여 깊은 곳에서 쉬다가 어스름과 새벽 2차례에 걸쳐 사냥에 나선다. 사냥시간이 가까워지면 물 표면으로 떠오른 뱀장어들이 큰 원을 그리며 20∼30분 동안 준비 작업을 한다.
웅덩이에는 테트라 등 2∼5㎝ 크기의 다양한 소형 물고기가 사는데 뱀장어 무리는 이들을 서서히 몰아 얕은 곳으로 몰아넣는다. 결국 수심 1m 이하의 얕은 곳에 작은 물고기가 공처럼 뭉치게 되는데 이때 2∼10마리의 전기뱀장어가 동시에 몸을 에스 자로 구부리며 강력한 전기 충격을 가한다.
작은 물고기들은 끓어오르듯 물 밖으로 뛰어오르지만 감전돼 바닥에 가라앉고 뱀장어들은 이를 주워 먹는다. 연구자들은 이런 협동사냥이 약 1시간 동안 지속했으며 각각 다른 무리가 번갈아 가며 5∼7번 고전압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카를로스 데 산타나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은 “늑대나 범고래에서 보듯 협동사냥은 포유류에서는 흔하지만 물고기에서는 매우 드물다”고 스미스소니언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 전기뱀장어는 그가 지난해 신종으로 보고한 ‘볼타 전기뱀장어’로 기존의 전기뱀장어보다 210V나 높은 860V의 고전압을 내는 종이다.
전기뱀장어는 전기 펄스를 빠른 속도로 반복해서 발사하는 방식으로 먹이를 사냥한다(▶전기뱀장어의 사냥 비밀, 초당 400회 고전압 펄스 발사). 충격 지속시간은 500분의 1초로 짧지만 고통스러운 근육 경련을 일으켜 사람도 쓰러뜨릴 정도로 위력이 크다.
이번 발견은 최근 활기를 띠는 전기뱀장어 연구의 성과이다. 지난해 무려 85종의 신종이 발견되는가 하면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상대에 대한 전기 충격을 증폭시켜 공격하는 행동이 발견되기도 했다(▶“전기뱀장어 점프해 말 공격”, 전설이 사실로).
데 산타나는 “이런 사냥 행동을 보이는 곳은 아직 이곳밖에 없고 해마다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수의 전기뱀장어가 은신할 수 있고 먹이도 많은 곳에서만 나타나는 드문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앞으로 사냥에 나서는 전기뱀장어들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며 친족과 위계 관계가 어떤지, 여러 마리가 공격했을 때 전기 충격이 증폭되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데 산타나는 “아마존은 산림벌채, 화재, 기후변화의 위협에 놓여 있다”며 “전기뱀장어가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서식지와 생태계가 커다란 압력을 받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용 논문: Ecology and Evolution, DOI: 10.1002/ece3.712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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