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아직 계약 못한 FA 차우찬과 이용찬, 김상수처럼 사인앤트레이드도 한 방법이다
올해부터 새롭게 한화의 지휘봉을 잡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코칭스태프들, 각 구단의 외국인선수들도 속속 입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전지훈련을 못하고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리면서 2주 동안 격리 기간을 감안한 조기 입국이다.
스프링캠프 개시에 맞춰 각 구단들은 연봉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미계약 FA 5명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는 양현종(KIA)과 원소속팀인 롯데와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이대호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유희관 이용찬(이상 두산), 차우찬(LG)도 소식이 없다.
물론 나름대로 사정은 있지만 '무관심 속 값 깍아내리기'가 아닌가 할 정도로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재계약을 서두를 만큼 매력 포인트가 적은 것이 문제다. 유희관은 8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거두었지만 지난해에 큰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거기에다 2019년보다 무려 30이닝이나 적게 던지면서 최소이닝에 그쳤다. 하향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지난해 단 5게임만 던지고 시즌 아웃한 이용찬은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제주도에서 재활중이다.
이 사정은 차우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24일 일찌감치 어깨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뒤 역시 재활중이다. 재활을 하는 선수에게 추운 겨울은 그야말로 악재 중의 악재다. 추운 날씨에서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재활 속도도 느릴 뿐더러 자칫하면 부상이 덧나 아예 시즌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당연히 시즌 개막에 맞춰 등판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FA 이적에 따른 유망주를 내주고 보상을 해야 하는 금액도 만만찮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관중입장이 이루어 지지 못하면서 각 구단마다 평균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본 마당에 10억대에 가까운 현금보상에다 유망선수까지 내주고 이들과 또 별도의 계약을 맺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FA A 등급인 김상수가 사인앤트레이드 형식으로 키움에서 SK로 이적한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될 만하다. 베테랑 불펜투수인 김상수는 지난 1일 키움과 2+1년 총액 15억5000만원(계약금 4억원+연봉총액 9억원+옵션 1억5000만원)에 계약을 한 뒤 곧바로 현금 3억원과 2022년도 2차 4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는 조건으로 SK에 트레이드 했다.
정상적으로 SK가 FA A등급인 김상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김상수의 지난해 연봉 3억원의 200%인 현금 6억원에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1명을 주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이익을 본 셈이다. 자체 전력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돈도 아꼈다. 그리고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5.94)에 머문 약점을 2019시즌 '홀드왕'으로 보강을 했다.
반면 키움도 안우진, 양현, 김태현 이영준 등 확실한 불펜들이 즐비한데다 신인 장재영까지 입단하면서 김상수의 공백이 크게 아쉽지 않다. 결국 키움은 FA인 김상수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현금을 챙겼고 내년시즌 신인 지명권까지 받았다. 손해는 아니라는 계산이다.
이제 차우찬이나 이용찬을 원하는 구단은 김상수와 같은 사인앤트레이드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선수는 다른 구단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고 구단도 별다른 보상규정을 적용받지 않아도 되는 사인앤트레이드는 KBO 리그에서도 이미 여러차례 시도가 됐고 나름 효과도 보았다. 그 결과가 사뭇 궁금하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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