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할게, '파힘' [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1. 1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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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영화 ‘파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


■편파적인 한줄평 : 흥행도, 너의 인생도.

응원하고 싶다. 방글라데시 불법체류자 신세로 프랑스 주니어 체스 대회 챔피언에 도전한 ‘파힘’(아사드 아메드),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파힘’(감독 피에르 프랑수아 마르탱-라발)까지도. 꿈과 희망, 여기에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엮어내 보는 이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이 작은 영화에게 ‘흥행’을 빌어본다.

‘파힘’은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나기 위해 체스 챔피언이 되어야 하는 체스 신동 ‘파힘’이 아빠와 무작정 건너온 프랑스 파리에서 체스 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괴팍한 체스 선생 ‘실뱅’(제라르 드빠르디유)과 티격태격하는 끝에 프랑스 체스 대회 주니어 부문 정상에 오르는 ‘파힘’의 이야기가 기분 좋은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다.


이 작품의 힘은 바로 실화에서 나온 ‘이야기’다. 실제 2013년 월드 주니어 체스 챔피언에 오른 방글라데시 소년 파히 모하마드의 삶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터라, 그 어느 픽션보다도 더 드라마틱하고 현실감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 강제 추방 당할 위기를 극적으로 극복하고 체스 일인자로 올라서는 클라이막스는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쿠키 영상에서 주는 여운은 덤이다.

곳곳에 박혀있는 웃음 포인트도 강점이다. 밝힐 수 없는 이유로 서둘러 파힘과 파리로 날아온 아빠가 현지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는 좌충우돌이 웃음을 주고, 파힘과 실뱅의 귀여운 기싸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대화들이 보는 내내 입꼬리를 올리게 한다. 사회가 조장하는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으려는 캐릭터들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살벌한 악인이나 자극적 요소가 없어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다.

인권에 대한 메시지는 마음을 울린다. 체스클럽 선생인 실뱅과 ‘마틸드’(이사벨 낭티)가 ‘불법체류자는 체스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규칙을 깨려고 노력하거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인권의 참된 의미를 묻는 장면에선 뭉클한 감정이 올라온다. 객석 역시 ‘파힘’의 역사적인 순간을 성사시킬 수 있도록 이들과 한마음이 된다.

촬영 3개월 전 방글라데시에서 프랑스로 온 아사드 아메드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탁월하게 배역을 소화한다. 감독이 직접 방글라데시인들이 모여 사는 파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이 천재 배우를 발탁해낸 보람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제라르 드빠르디유는 반갑다. 로맨틱 코미디 고전인 ‘그린카드’(1990)부터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2005) ‘라 비 앙 로즈’(2007) 등으로도 한국과 친숙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체스 외엔 엉성하기만 한 ‘실뱅’으로 분해 보는 이까지 편안하게 하는 연기를 펼친다. 비전문 배우인 아사드 아메드와 찰떡 호흡을 맞추며 영화 곳곳을 볼 재미로 채운다. 그가 있기에 영화가 더 단단해진다. 오는 21일 CGV 단독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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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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