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심야괴담회' 임채원 PD "소개하고픈 괴담 많아..정규편성 희망"

김소연 2021. 1. 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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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심야괴담회'가 화제 속에 파일럿 방송을 마친 가운데 임채원 PD가 정규편성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지난 7일, 9일 2회에 걸쳐 방소된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심야괴담회'는 상금 4,444,444원을 받기 위해 사연을 보낸 시청자들의 괴담을 읽어주는 포맷의 스토리텔링 챌린지 프로그램. 신동엽이 MC를 보고 김숙, 박나래, 황제성, 허안나가 이야기꾼으로 나서 시청자들의 제보 괴담을 소개했다.

'심야괴담회'는 7일 첫 방송에 이어 9일 방송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가 됐다. 높은 시청률의 드라마와 예능도 실검 화제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화제성을 보여준 셈이다.

연출을 맡은 임채원 PD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SNS 등에서 화제가 된 것으로 안다"면서 "시청자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 성적표는 소박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첫회 시청률 1.8%, 2회 3.7%에 머물렀다. 임채원 PD는 "화제성도 그렇고 주위 평도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다음날 아침 시청률을 확인하면서 조금 아쉬웠다"면서도 "VOD나 휴대전화로 보신 분도 많은 것 같더라.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시청률이다보니 더 아쉬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공포물은 유독 지상파 방송에서 다루기 까다롭다. 누구나 볼 수 있다보니 너무 잔인한 장면이나 공포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은 자제해야 하는데, 이 점이 공포물 마니아들을 사로잡기에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 글로벌 공포물을 마음껏 볼 수 있는 현실에서 수위 조절이 난제다.

이런 환경에도 임 PD는 처음 연출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공포물을 선택했다. 'PD수첩'을 제작했던 교양국 PD인 그가 예능프로그램을, 그것도 공포물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그동안 연출한 프로그램이 'PD수첩'과 '불만제로'예요. 잠시 다른 송출 부서로 전근가 있을 때 업무 특성상 밤을 새워야 하는데 잠은 오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찾은 탈출구가 공포 이야기들이었습니다. 5분, 10분 잠깐 시간을 내서 보면 그동안 잡념도 없어지고 좋았어요. 그러다가 재미있는 '레전드' 이야기들을 보면 이렇게 소비되는 것이 아까웠습니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임 PD는 상당한 책과 자료를 모은 공포물 마니아라고. 임 PD는 "이야기가 담긴 단지는 충청도의 귀신단지를 참고한 것이고 이야기 제목이 쓰인 종이도 저와 조연출이 직접 부적 이미지를 보고 그린 다음 중간에 글씨를 쓴 것이다. 그 외에도 이곳 저곳에서 차용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사실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내용이 많이 약화됐다. 심의가 걱정이 되다보니 수정된 부분이 많다"면서 "곽재식 작가를 출연시킨 이유도 심의를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곽재식 작가는 공포 분위기가 고조되면 이 현상 등과 관련해 과학적인 분석으로 긴장감을 해소시켰다. 임 PD는 "방송 심의규정 41조에 보면 미신을 조장하는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는 종교단체와 시민 단체의 항의를 많이 받아 사라졌다. 이런 부분을 조심하기 위해 곽 작가를 투입했다"며 "괴담을 좋아하는 MC들과 티격태격하면서 케미가 살더라. 곽 작가를 섭외한 이유는 과학 지식을 알려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고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임 PD는 또 "케이블 방송에서 하는 아이들용 애니메이션이 15세 이상 관람가였던 '심야괴담회'보다 훨씬 무섭다. 시청자들의 인식이 반영되어 심의 규정이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임 PD만큼 다른 제작진의 열의도 대단했다. 보기만 해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세트장은 휴가까지 취소하고 열정적으로 매달린 미술 감독의 역작이었고 프로그램 구성은 스튜디오 예능인 tvN '수요미식회'를 오래 진행한 작가들의 솜씨였다. 또 경연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 출신 PD도 한 팀으로 일하며 여러 조언을 해줬다고.

임 PD는 "개성이 참 강한 팀이었고 호흡도 엄청 좋았다. 만약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되면 함께 일하고 싶다"며 애정을 보였다.

'심야괴담회'에서는 MC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임 PD는 "최고의 MC를 섭외하고 싶었다"면서 "유재석은 김태호 선배가 이미 선점해서 섭외하기 어려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신동엽은 스튜디오 예능에 특화된 분이다. 김숙, 박나래가 워낙 세게 나오는데 정말 잘 받아치면서 방송을 잘 이끌더라. 왜 사랑받는지 알겠더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김숙과 박나래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잘하기도 하고 표현력도 대단하더라. 이야기에 감정을 실어 읽고 전달한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잘하더라. 저는 디렉팅 없이 편집만 했다"고 추켜세웠다.

임 PD는 "괴담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사실 '심야괴담회'는 문예 진흥 프로그램이다. 문학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써보라고 하면 사람들이 부담없이 잘 쓴다. 엔트리는 낮고 관심은 많이 받는다. 재미있기도 하고. 글을 잘쓰는 사람들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심야괴담회'를 올 봄 정규 프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임 PD는 "정규편성 됐으면 좋겠다"면서 "시청자분들의 요구가 커지면 정규 방송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소개하고픈 괴담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으면 그걸 발판으로 공포 드라마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공포물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ksy70111@mkinternet.com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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