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보는 순간 실험쥐들 머리의 LED가 동시다발로 반짝였다

김우현 기자 2021. 1.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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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동물의 뇌 신호를 빛으로 나타내는 기술을 활용해 집단지능 원리를 밝히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개발했다.

최지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동물의 뇌파 신호를 발광다이오드(LED)로 표시하는 시스템 씨브레인(CBRAIN) 개발해 쥐 무리의 집단 행동을 분석했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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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 집단지능 측정용 씨브레인 개발
최지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뇌 신호를 빛으로 나타내는 시스템 씨브레인(CBRAIN)을 개발해 생쥐가 집단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뇌 신호를 분석했다. K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동물의 뇌 신호를 빛으로 나타내는 기술을 활용해 집단지능 원리를 밝히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개발했다.

최지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동물의 뇌파 신호를 발광다이오드(LED)로 표시하는 시스템 씨브레인(CBRAIN) 개발해 쥐 무리의 집단 행동을 분석했다고 14일 밝혔다.

동물이 어떤 행동을 할 때 뇌에서는 여러 뇌파 신호가 나타난다. 이 신호를 분석하면 특정 행동을 하는 과정을 분석하거나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뇌 신호를 분석하는 방법론이 부족하고 기술적 한계도 있어 분석하기 어려웠다. 지금까지는 동물이 특정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뇌 신호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분석했지만 이 방법으로는 행동과 뇌 신호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뇌에 전극을 꽂아 실시간으로 뇌 신호를 처리하는 초소형 프로세서와 LED를 결합해 뇌파를 빛으로 바꾸는 뇌파측정시스템  ‘씨브레인’을 개발했다. 신호가 나오는 뇌 영역에 따라 다른 색을 띠고 신호가 강할수록 밝은 빛이 나온다.

연구팀은 딥러닝과 통계 역학적 방법을 활용해 생쥐 무리가 자기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에게 위협받았을 때 보이는 행동을 분류했다. 뇌에서 공포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인 기저측 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경계신호'를 찾아 빛이 깜빡이게 하고 로봇의 공격에 혼자 대항할 때와 무리와 같이 대항할 때의 차이를 분석했다. 

거미 로봇을 우리에 넣는 순간 쥐들에게 부착된 씨브레인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켜졌다. 8마리의 쥐가 무리 지어 있으면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의 발생 빈도가 감소했다. 또 무리 바깥쪽의 쥐들에게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나는 반면 무리의 안쪽 쥐는 거미 로봇이 없을 때 경계신호 세기가 비슷했다. 연구팀은 쥐들이 집단을 포식자로부터 효율적 방어하기 위해 무리와  같이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고 긴장이 완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최지현 책임연구원은 "뇌 신호를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뇌과학자뿐만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다"며 "사람의 사회성 연구와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 중 하나인 집단 지능의 원리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인터넷판 2020년 12월 2일자에 실렸다.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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