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얘기할 때 아냐"..파월 의장 긴축·인플레 발언 분석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이날 핵심은 “출구전략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 경제는 우리 목표보다 한참 부족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죠. 여기에 추가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긴축발작 같은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이 중요하겠습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말을 뜯어보겠습니다.
그는 “우리의 목표를 위협할 인플레이션이나 불균형이 나타나지 않는 한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요. 인플레이션이 반갑지 않은 방식으로 상승하면 우리는 그에 대한 도구를 갖고 있고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는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우려에도 파월 의장은 인플레가 평균 2%라는 연준의 목표를 뛰어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이날 이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파월 의장은 “사람들의 삶이 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때 소비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진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크게 그리고 오래 지속하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번의 가격 상승은 그리 크지도 지속하지도 않는다”며 “게다가 우리는 평평한 필립스 곡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고용을 중시하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는데요. 그는 “많은 이들이 노동시장의 주변에서 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고용은 달성하기 어렵다”며 “소수인종 사회에서는 실직 문제가 많으며 이는 국가적 문제다. 우리는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워질 때까지 제로금리와 지금의 자산매입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간접적으로 재확인한 셈입니다.
즉답은 피했지만 몇 가지 힌트를 남겼는데요. 그는 “우리의 가이드라인은 시간에 달린 게 아니라 목표에 달린 것”이라며 “명백한 증거를 갖게 될 때 얘기할 것이다. 우리는 점진적인 자산매입 축소의 시작을 고려하기 전에 매우 명확히 대중과 소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자산매입도 당분간 현수준을 유지한다는 말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추가 언급이 있을 때까지는 정책 기조가 변함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부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보기보다 큰 틀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기조인데 자산매입축소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보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며 “최근 지역 연방은행총재들로부터 긴축에 관한 언급이 나왔는데 연준의 위원회 구조를 감안하면 파월 의장이 나중에 의견을 조율 및 정리해서 얘기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양적완화(QE) 축소를 시작하기 전에 세계에 명확히 알린다는 것은 모두가 알게 된다는 말인데 이때 충격이 한 번에 올지 아니면 연준의 바람대로 분산돼 나타날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긴축을 언급한 연은 총재들도 연말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상황을 더 볼 필요가 있는 셈입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어쨌든 파월 의장의 발언과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추가 부양책 규모가 2조가량 될 것이라는 예고에도 증시는 하락했습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1인당 현금지급 1,400달러 추가(총 2,000달러) △추가 실업급여 9월까지 연장 △연방최저임금 시간당 15달러로 인상 △주정부 및 지방정부 지원 3,500억달러 △학교 1,700억달러 △코로나19 진단 500억달러 △자녀세액공제 인상 등입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나오는 계획안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 규모의 부양책이 앞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와 증시에는 긍정적인 부분이죠.
이와 관련해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올해도 증시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아마도 지난해 3·4분기나 4·4분기처럼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저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책에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유입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핑크 회장은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로 올해 하반기 경제는 상반기보다 강할 것”이라며 “경제활동도 더 많이 재개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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