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준비 중인 한화 정은원 "지난해, 인생에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SS스타]

[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야구 성적은 안좋았지만, 내 인생에 꼭 필요한 시간을 보냈다.”

한화 정은원(21)이 지난해를 돌아보며 비상을 준비 중이다. 정근우를 대체할 2루수로 성장하는 듯 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79경기에서 타율 0.248이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지난해 8월 삼성 전에서 왼쪽 손목에 공을 맞아 뼛조각이 떨어지는 부상을 입었고, 결국 1군에 복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2019년 14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2를 기록하며 무한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였기에 너무나 아쉬운 한해였다. 절치부심하며 재활에 매진하며 몸 상태가 좋아진 정은원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주전 2루수를 확보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은원은 14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지난해 야구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순간이었지 않았나 싶다”며 심적으로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어 “항상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배운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상 전까지만 해도 준비가 잘됐다고 생각했던 정은원이다. 그런데 경기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까지 입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동안 정은원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소홀했다”며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마음가짐도 문제였다. 정은원은 “나태하고 해이했던 것 같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돌아가겠다”며 굳은 목소리로 다짐했다.

올시즌 한화는 수베로 감독이 지휘 하에 새판짜기에 들어간다. 어느 누구도 주전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해 부진했던 정은원이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불안감도 있다. 정은원은 “수베로 감독님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사실 누구나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정말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감은 충만하다. 정은원은 “항상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마음 속에 가지고 있다”며 주전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화 정은원이 적시타를 치고 1루로 달려나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화는 지난해부터 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써왔다. 최원호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수많은 선수들이 1군에 데뷔했다. 정은원이 빠진 자리도 다른 선수들로 대체됐다. 많은 경험을 쌓은 선수들은 이제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 정은원은 “경쟁은 항상 중요하다. 꼭 2루수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새판짜기에 들어간 한화의 2루수 자리를 정은원이 차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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