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13배에 낙찰되는 주차장 임차권.. 특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관심

고성민 기자 2021. 1.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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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을 지자체 등으로부터 6개월~2년 임차해 주차요금으로 수익을 올리는 ‘주차장 임차권’ 공매가 투자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감정가 약 12배로 주차장 운영권이 낙찰된 경남 통영시 미륵도횟집거리 공영주차장. /통영시청 제공

15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자체가 공고한 공영주차장 임차권은 감정가의 최대 13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 등 수요자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년간 감정가 10배 이상 낙찰된 주차장 임차권은 전국에서 4건이나 있었다. 경·공매에서 감정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역 인근 수지로 노상주차장(25면)은 2년 임차권이 감정가 340만원에 공매로 나왔는데, 13배가 넘는 4550만원에 낙찰됐다. 작년 주차장 임차 공매 중 최고 낙찰가율이다. 부산 사상구 주례역 공영주차장(22면)도 감정가 360만원인 1년 임차권이 약 12배인 4300만원에 낙찰됐다. 경남 통영시 미륵도횟집거리 공영주차장(82면) 1년 임차권은 감정가 약 12배인 1500만원, 경남 김해시 부원동·호계로 노상 공영주차장(73면) 1년 임차권은 감정가의 약 11배인 37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서울에선 양천구 신월동 곰달래 주차장(107면) 1년 임차권의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다. 응찰자 8명이 몰리며 감정가 1660만원의 6배가 넘는 1억740만원에 낙찰됐다. 광진구 아차산주차장(36면) 6개월 임차권도 감정가 1070만원의 4배가 넘는 4890만원에 낙찰됐다. 이 공매에는 응찰자 28명이 몰렸다.

지난해 7월 감정가 약 4.5배로 주차장 운영권이 낙찰된 서울 광진구 아차산주차장. /광진구청 제공

주차장 임차권은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경쟁률이 높은 인기 주차장은 약 5000만원으로 1년 임차권을 낙찰받을 수 있고, 비인기 주차장은 1000만원으로도 낙찰이 가능하다.

예컨대 서울 종로구 종로구민회관 부설주차장(10면)은 1년 임차권이 지난해 11월 감정가의 1.4배인 805만원에 낙찰됐다. 대부분 시설에 자동 차단기가 마련돼 있어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적고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만 내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낙찰자가 주차장 운영 사업자가 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수익형 부동산(오피스텔, 상가)과 다르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공고문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주차관리원 최소 1명 의무 배치를 규정하고 사업자등록증을 필수로 요구한다. 주차장 운영 특성상 품이 많이 드는 일은 없겠지만,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명 또는 재산 피해가 발생하면 낙찰자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또 공영주차장이라 주차요금과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고, 주차료 감면·면제 대상(공무원, 국가유공자, 경차 등)도 반드시 지켜야 해 탄력적 운영은 불가능하다. 주차장 이외 다른 상업적 용도로 이용할 수 없다. 공고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쏘카 등 카셰어링(차량 공유) 기업과 개별로 주차장 사용계약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수익은 얼마나 나올까. 공영 주차장의 매출, 이용 인원 등과 관련한 통계가 없어 수요자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주차장별로 예상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 ‘옥석 가리기’가 가장 중요하다. 이용객이 많은지, 주변 도로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온비드 홈페이지를 보면, 위 사례처럼 인기를 얻은 주차장 물건도 많았던 반면 응찰자 0명으로 외면받은 주차장 임차권도 수십건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차장 이용객이 많지 않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 양천구청은 지난달 공고문을 통해 "우선 낙찰되고 보자는 생각에 현실을 무시한 높은 가격으로 응찰해 주차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면서 "코로나로 주차장 수입이 많이 감소해 운영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남구청도 공고문을 통해 "현장을 반드시 확인해 유료 주차 수요 등을 파악한 뒤 응찰에 임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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