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서부운전면허시험장 교환 계획 무산
[경향신문]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놓고 서울시와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삼각거래’에 또 ‘빨간불’이 켜졌다. LH는 송현동 부지와 맞교환할 유력 후보지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두고 서울시에 “교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LH는 나머지 2개 후보지는 아직 주택사업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14일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LH·서울시 협의문을 보면, LH는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서부시험장 부지를 두고 “관련 민원과 시의회 부동의 우려 등 서울시의 사유 때문에 11월26일 국가권익위원회 최종 조정회의가 연기되면서 해당 부지는 교환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교환 대상 확정 이후 권익위 조정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2개 후보지도 주택사업 후보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48-9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매입을 추진했고, 권익위 중재하에 LH가 송현동 땅을 사들인 뒤 다시 서울시 땅과 바꾼다는 구상을 구체화해왔다. 3개 후보지가 제시됐고, LH는 서부시험장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에 LH는 이미 지난해 11월 권익위 조정회의가 결렬되자 서부시험장을 후보지에서 배제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서부시험장 인근 상암동 주민들이 항의집회를 열고, 시의원 등 지역정치권이 나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마포을)이 지난해 8·4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두고 “상암동은 이미 임대주택 비율이 47%인데 또 지어야 하느냐”며 공개 비판했을 만큼, 공공주택 건설에 대한 주민 반대 여론은 컸다. 결국 서울시와 LH는 다른 후보지 2곳을 놓고 주택사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 중이다.
서울시는 서부시험장이 후보지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 공공개발기획단 관계자는 “서부시험장 등 여러 후보지를 제시했기 때문에 협의 상황에 따라 제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대한항공과 이야기하고 있고 조만간 서로 조정되는 부분들은 마무리될 것”이라고만 했다. LH 사장이 공석인 점 등이 추가 지연 요소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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