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 '몇 플라스틱' 하셨습니까? [플라스틱 중독사회 ①]
[경향신문]
먼 훗날 우리의 후손은 현재를 어떤 시대라고 부를까. 아마도 ‘플라스틱시대’일 것이다. 플라스틱은 뛰어난 내구성과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는 가변성으로 발명 즉시 ‘기적의 소재’가 됐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식기, 가전제품, 의류, 화장품까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에 플라스틱이 들어간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쉽게 썩지 않는 성질은 독이 되기도 한다.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인류는 63억t의 플라스틱을 버렸다. 그 대부분은 지금도 ‘살아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 비닐봉지가 떠다니고, 북극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다. 하와이에서는 플라스틱이 암석에 붙어 생성된 ‘플라스틱 암석’도 나타났다. 지구를 병들게 한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우리의 식탁에까지 오르고 있다.
경향신문은 현재 인류가 번영을 누리기 위해 선택한 플라스틱 중독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우리는 플라스틱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은 인간과 생태계를 어떻게 죽이고 있을까. 플라스틱 중독 탈출이 불가능하다면 인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제 인간도 조금은 플라스틱이다.”
1972년 1월18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플라스틱 잔여물이 혈액에서 발견됐다”는 기사의 첫 문장이다. 이 기사는 미 국립심장폐연구소가 평범한 미국인 100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에 첨가제로 포함되는 프탈레이트가 86명에게서 검출됐다는 내용이었다. 플라스틱을 구성하는 물질이 체내에서 확인된다는 것은 당시 상당히 큰 충격을 주는 내용이었다.
워싱턴포스트가 이 기사를 게재한 지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이제 인간은 조금 더 플라스틱이 되었다. 49년 전 기사에 등장했던 프탈레이트는 이제 체내에서 검출되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 등 플라스틱에서 나온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은 대부분의 사람 몸 속에 상존하고 있다.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은 체내에서 호르몬을 대체해 기능하면서 다양한 악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역시 인간을 조금 더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는 매일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든 식품과 물과 공기를 먹고 마신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신용카드 한 장 정도 무게인 5g가량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주는 영향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조차 되지 않았다.
인류가 ‘플라스틱화’한 것은 플라스틱이 주는 달콤한 편리함에 빠져든 탓이다. 플라스틱이 등장하기 전까지 고쳐 쓰고, 아껴 썼던 인류의 소비 문화는 플라스틱이 나타난 뒤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미덕으로 삼는 자본주의와 개발지상주의가 지구를 집어삼키는 과정에서도 플라스틱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일상을 지배하는 플라스틱
쉽게 만들고 쉽게 버리는 편리함
의식주 전반 쓰이지 않는 곳 없어
인체에 침투하고 지질까지 변화
플라스틱은 쉽게 만들고, 쉽게 버릴 수 있기에 우리 생활에 안착했다. 일상에 필요한 제품을 더 많이, 더 빨리 생산하는 대량생산체제와 플라스틱은 가장 완벽한 궁합을 이뤘다. 1955년 미국 라이프지는 표지에 접시, 포크, 나이프 등 다양한 1회용품들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을 젊은 부부와 아이가 두 팔을 들어 환호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미국의 과학저널리스트 수전 프라인켈의 저서 <플라스틱 사회>에 따르면 라이프지는 당시 “1회용품이 아닌 제품들을 설거지하고 닦는 데는 40시간이 들 것이지만 이제는 어떤 주부도 그런 성가신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프라인켈은 이 책에서 “플라스틱 덕분에 사람들이 버리는 습관을 배우게 된 것”이라며 “오늘날 생산된 플라스틱의 절반은 1회용품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1회용품들이 등장하기 전 사람들은 대부분 물건들을 고쳐쓰곤 했지만 1회용품에 맛을 들인 이후에는 쓰고 버리는 문화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가벼운 데다 내구성이 높은 플라스틱의 성질 덕분에 주부들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생활이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플라스틱 없이는 작업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많다.
플라스틱은 처음 등장한 때로부터 약 1세기, 인류 사회 전반에 사용되기 시작한 때로부터는 반 세기 정도 만에 인류 전체를 중독시키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매일 폴리에스터(PEs), 나일론 등 합성섬유가 들어 있는 침구류에서 몸을 일으키고, 폴리에스터와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 나일론으로 만든 칫솔과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으로 만든 양치컵으로 이를 닦는다. 플라스틱에서 나온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식재료로 아침을 먹는다. 코로나19 시대의 필수품인 마스크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우레탄(PU), 나일론 등으로 만든다. 버스나 지하철, 자가용 같은 교통수단에도 플라스틱 소재가 다량 포함돼 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에는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이미드(PI), 폴리아미드(PA) 등이 들어 있고, 액정 보호필름은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휴대폰 케이스는 폴리카보네이트와 폴리우레탄 등으로 만든다. 신용카드는 폴리염화비닐(PVC)로 이뤄져 있고, 화장품에도 다양한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비닐봉지는 대부분 폴리에틸렌(PE)이며 운동화, 안경 렌즈, 식기, 각종 가전제품, 장판, 단열재, 생활화학제품, 타이어 등에도 플라스틱이 들어간다.
■‘상아’ 대체품이 지구를 정복한 비결
플라스틱의 원형은 1856년 영국 화학자 알렉산더 파크스가 발명한 ‘파크신’이다. 값도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상아를 대체할 파크신이 발명된 이후 미국 발명가 존 웨슬리 하이엇이 셀룰로이드를 개발하는 등 개량이 이어졌다. 본격적인 ‘플라스틱 시대’는 1907년 미국 발명가 리오 베이클랜드가 최초의 합성수지 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를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베이클라이트는 대량 생산이 훨씬 수월했고,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내구성과 가변성이 뛰어났다. 절연성이 뛰어나 당시 활발히 보급되던 전선의 재료로도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첨가물을 이용해 다양한 복합재료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후 폴리에틸렌, 나일론 등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가 개발됐다. 내구성이 좋고, 오래 지속되며, 어떤 형태로도 가공하기 쉬운 다른 소재들을 손쉽게 대체했다.
플라스틱의 가장 큰 특징은 어떤 형태로도 쉽게 변하는 ‘가변성’이다. 플라스틱(plastic)이라는 명칭 자체가 ‘생각한 그대로 만들다’라는 그리스어 플라스티코(plastikos)에서 유래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플라스틱을 “열이나 압력으로 소성 변형을 시켜 성형할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로 정의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형태가 변하고, 식으면 굳는다(열가소성). 한 번 열을 가해 형태를 굳히면 웬만한 열기는 쉽게 견디기도 한다(열경화성). 플라스틱 제품 제조과정을 보면 이런 특징이 더 잘 드러난다. 플라스틱 원료는 먼저 쌀알만한 작은 알갱이인 ‘펠렛’으로 가공된다. 공장에서는 이 펠렛들을 녹인 다음 형태에 맞게 굳혀 제품을 만든다.
플라스틱의 다른 특징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조 과정에서 가소제(부드럽게 하는 첨가제), 향료 등 여러 첨가제를 넣어 성질의 변형도 쉽다. 변형하기 쉽기 때문에 종류도 다양하다. 쉽게 변형시킬 수 있지만, 한 번 만들어지면 쉽게 변하지 않기에 사라지지도 않는다.
변형이 쉽기 때문에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하는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이다. 물병, 장난감, 비닐 등에 주로 활용된다. 밀도에 따라 HDPE, LDPE 등으로 분류된다. 폴리에틸렌에 테레프탈산 등 화학 물질을 첨가해 투명성을 높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페트병’이다.
광택이 있는 폴리프로필렌은 밀폐용기 등에 사용된다. 컵라면 용기와 가전제품 등은 주로 폴리스티렌으로 만든다. 필름, 장판 등 가볍고 부드러운 제품에는 평소엔 안정적이지만 가열하면 독성을 뿜는 폴리염화비닐(PVC)이 쓰인다. 우리 생활 속 어디에서나 플라스틱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플라스틱 생산량
플라스틱은 사용되는 범위가 넓다 보니 생산량이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의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150만t에서 2019년 3억6800만t으로 245배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 폐기물이 되는 양은 2016년 기준으로 약 72% 정도인 2억4200만t에 달한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1950~2015년 누적 생산량은 83억t에 달한다. 미 산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SB) 연구진에 따르면 이 가운데 78%가량인 63억t이 플라스틱 폐기물이 되었고, 재활용된 것은 9%가량인 6억t에 불과하다. 약 12%인 8억t가량은 소각되었고, 49억t은 매립되거나 자연으로 배출됐다. 세계경제포럼(WEF)‘신 플라스틱 경제: 플라스틱의 미래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의 플라스틱 생산량은 약 11억24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가 되면 바다로 배출된 플라스틱의 양이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의 전체 무게를 넘어설 것으로 WEF는 보고 있다.
한국 사회의 플라스틱 중독은 특히 더 심각한 수준이다. 유럽 플라스틱 및 고무 기계협회(EUROMAP)가 2016년 펴낸 ‘세계 63개국의 플라스틱 수지 생산량 및 소비량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5년 기준으로 132.7㎏에 달한다. 이는 170.9㎏인 벨기에, 141.9㎏인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양이다. 1회용품 대량 소비가 시작된 나라인 미국의 1.4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같은 해 기준 93.8㎏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국내 연구진이 지난해 추산한 국민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EUROMAP이 추산한 것보다는 다소 적은 113.3㎏이다. 이 수치를 적용해도 한국은 세계에서 5번째로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나라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 수치를 기반으로 2030년 한국인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이 154.2㎏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국내플라스틱 생산량은 2011부터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연평균 2.2%씩 증가했다. 2030년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은 174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스틱 중독의 그늘과 인류세
중독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부른다. 플라스틱 중독의 부작용은 환경호르몬에 의한 체내 악영향과 쓰레기 대란으로 대변되는 일상의 위협을 넘어,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전 지구적 환경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건강 악영향은 대체로 플라스틱 자체보다는 플라스틱에 여러 특성을 부여하기 위한 첨가되는 항상화제, 난연제, 가소제 등에서 비롯된다. 이들 첨가제가 얼마나 많이 쓰이고 있는지는 2009년 현재 플라스틱 성분 전체가 아닌 첨가제만으로 추산한 세계시장 규모가 370억달러(약 40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많은 환경호르몬이 플라스틱에서 유출돼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식기에 주로 사용되는 비스페놀A는 매우 낮은 용량에서도 생식기 기형, 비만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유방암과 전립선암과도 연관이 있다는 보고들이 나와 있다. 또 플라스틱을 태울 때는 다이옥신, 퓨란 등 매우 독성이 높은 물질들이 발생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소각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연으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생태계에 복잡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폐그물은 해양포유류와 바다거북, 바닷새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그물에 걸려 질식한 고래나 바다표범 등 해양포유류, 비닐봉지를 먹이로 착각해 먹은 바람에 죽은 바다거북 등의 모습은 심심치 않게 포털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또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에서 플랑크톤과 소형 어류의 먹이가 되면서 체내에 축적돼 먹이사슬의 상위 단계인 어류와 해양포유류를 통해 인간의 식탁에 올라온다.
■플라스틱이 바꾼 지질시대
인류의 플라스틱 중독이 심해지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인류가 만들어낸 플라스틱이 지질시대를 구분하는 지표가 될 정도로 전 지구를 뒤덮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이 그런 목소리 중 하나다. 인류가 지배적인 종으로서 지구에서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현재는 지질시대상 신생대 제4기 현세(現世) 또는 홀로세(Holocene)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인류가 만들어낸 플라스틱, 온실가스, 방사성물질 등이 지구 전체 지질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지질시대가 인류세(Anthropocene)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플라스틱과 닭뼈 등을 인류세의 대표적인 지표로 꼽고 있다.
2014년에는 지질학계에서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한 암석이 등장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캐나다 웨스턴대 등의 연구진은 미국지질학회 학술지 ‘지에스에이 투데이’에 게재한 논문에서 미국 하와이 남동 해변에서 수집한 플라스틱이 섞인 돌덩어리들에 대해 발표했다. 이들은 플라스틱이 소각되면서 녹아 다른 암석이나 모래 등과 엉켜 생성된 이 플라스틱 암석에 ‘플라스티글로머리트’라고 이름 붙였다. 지구상 곳곳에 흔하게 존재하는 플라스티글로머리트 역시 인류세의 지표라 할 수 있다.
■플라스틱 중독, 벗어날 수 있을까
생존 위협하는 플라스틱 중독에서
당장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지만
시민들 ‘할 수 있는 일’ 찾기 시작
한 달간 자신이 남용한 일기 쓰며
덜 쓰고 덜 버리는 방법을 고민
소비주의 반성으로 이어지기도
인류는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당장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사물들을 모두 버린다는 것은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현대 문명의 편리함을 대부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플라스틱 첨가제가 건강을 위협하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바다가 플라스틱 수프가 되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까.
이 질문의 답을 찾아내는 작은 움직임들이 지금 우리 주변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이 벌인 ‘플라스틱 일기’ 캠페인도 그 중 하나다.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은 한 달간 자신이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의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한 달 동안 플라스틱 일기를 쓴 시민들은 플라스틱을 덜 쓰고, 덜 버리는 것은 물론 안 쓰고, 안 버리기 위한 생활 속의 ‘작은 지혜’들을 찾아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elly_storys는 “텀블러 꼭 들고 다니기, 배달 음식 시킬 때 ‘1회용 용기는 빼주세요’ 선택하기, 가방에 집에 굴러다니는 비닐봉지 하나 넣어다니다가 무언가 살 때 담아오기” 등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공유했다. 플라스틱이 주는 편리함 중 일부부터 포기하자는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이 인류 사회를 중독시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던 1회용품이야말로 가장 쉽게 우리 삶에서 ‘내다버릴 수 있는’ 대상이다.
‘플라스틱 일기’ 참여자들의 후기는 개인의 반성을 넘어 인류 사회 전체가 자성해야 하는 내용으로도 연결됐다. @myongkyong는 “이 모든 것이 소비주의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나는 무언가를 사고, 쓰고, 버리는 것에 익숙하다. 그리고 그 사이클에 가성비 넘치는 플라스틱은 참 잘 어울린다. 새어나가는 돈은 정신차리고 계산하는데 새어나가는 환경오염과 그 결과는 무신경한 건 아닐까”라고 적었다. 그 반성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쇼핑을 지향할 것, 온라인 소비는 적어도 3번 이상 고민하고 살 것”이라는 각오로 이어졌다.
■‘플라스틱 일기 캠페인’ 참여 시민들의 인스타그램 게시글
김기범·조해람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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