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소유로 자본주의 위기 넘어서자

김진철 2021. 1. 15.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언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진다.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한" 직면한 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므로 "기존 시장 경쟁 체제에서 벗어나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지를 민주적으로 함께 결정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애들러의 결론이며 이것이 '민주사회주의'라는 대안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폴 애들러 지음, 한은경·김윤진 옮김, 이원재 감수/21세기북스·2만원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언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진다. 자본주의를 대체할 아이디어도 활발히 나오고 있다. 이번엔 놀라울 만큼 독창적이고 체계적인, 그러면서도 급진적인 주장이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경영학 교수인 폴 애들러의 <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다. 애들러가 에두르지 않고 내미는 것은 민주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다. 미국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가 표방하며 미국 사회를 크게 흔들었던 경제시스템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라고도 번역된다. 자본주의의 최첨병 미국 경영대학원 소속 학자가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것 자체로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르다.

애들러는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분배, 노동, 정부, 환경, 사회, 국제 등 6가지 측면에서 제시한다. 불평등한 분배의 문제, 일터에서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노동자들, 부유층의 정치 독점, 기후변화, 사회적 차별과 공동체 파괴,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간 협력의 필요성 증대 등이다. 애들러는 이런 위기의 핵심 원인을 기업에서 찾는다.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인 기업의 성장을 위해 불평등이 양산됐으며 노동 착취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고용관계가 자리 잡았고 정부는 기업에 종속됐으며 기업활동의 결과 기후변화와 사회분열을 맞닥뜨리게 됐고 세계 경제의 위계질서가 형성됐다는 진단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두루 살펴보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적 자본주의’,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규제하는 ‘규제 자본주의’, 정부 규제와 함께 광범위한 사회 복지가 동원되는 ‘사회민주주의’, 기술혁신에 기댄 ‘테크노 유토피아주의’를 두루 검토한다. 그러나 이 “자본주의 개혁의 주요 모델”들은 “현재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모델보다 진보한 여러 유용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직면한 여섯가지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한” 직면한 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므로 “기존 시장 경쟁 체제에서 벗어나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지를 민주적으로 함께 결정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애들러의 결론이며 이것이 ‘민주사회주의’라는 대안이다.

애들러의 핵심 아이디어는 민간기업을 공공 소유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 경제를 세계적인 대기업처럼 운영해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하며 조화로운 성장을 이끌어가자는 것이다. 경제 규모가 중소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훌쩍 넘는 거대 기업의 내부 운영 방식은 자유 경쟁이 아니라 계획 경제적인데, 이를 통해 혁신과 참여, 인간 존중을 이뤄낸 실제 기업 사례는 이미 여럿 존재한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국가 경제에 확대 적용한다면, 이 과정에서 의사 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뤄진다면, 당면한 위기 극복은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애들러는 역설한다. 민주적 결정이라는 운영 원리와 전략적 경영이라는 운영 방식의 조화로운 통합은 가능할까? 애들러는 거대한 위기와 만연한 고통, 급진적인 붕괴 가능성을 들어 이렇게 말한다. “나의 주장은 긴급하면서도 가망성이 있으며 낙관적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