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가 풀어가는 '생명의 수수께끼'

고명섭 2021. 1. 15.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큰 학문적 과제 가운데 하나는 '생명'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일일 것이다.

영국의 생물학자 폴 너스가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 는 생명의 본질 해명이라는 난제를 앞에 두고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이렇게 다섯 단계를 밟아 올라가며 생명을 입체적으로 조망한 뒤 이 책은 마지막 장에서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한다.

멀러의 정의는 생명이 무엇인지를 따져볼 때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가 핵심이 된다는 것을 간파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5단계로 이해하는 생물학폴 너스 지음, 이한음 옮김/까치·1만6000원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큰 학문적 과제 가운데 하나는 ‘생명’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일일 것이다. 영국의 생물학자 폴 너스가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생명의 본질 해명이라는 난제를 앞에 두고 답을 찾아가는 책이다. 지은이는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유전학·세포학 연구 권위자다. 이 책은 생물학 기초 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독자로 삼아 간명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생명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어 나간다. 중간중간 생물학 연구자로서 지은이 자신의 경험도 털어놓는다.

이 책의 특징은 생명의 비밀을 규명하기 위해 다섯 단계를 차례로 밟아 나간다는 데 있다. 먼저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의 세계를 통과하고, 이어 세포가 복제되고 생명이 대를 이어 재생산되는 데 핵심 구실을 하는 ‘유전자’를 들여다본다. 이어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에서 생명체가 돌연변이를 거쳐 다양화하는 과정을 답사하고, 생명 활동을 화학으로 해명하는 ‘화학으로서의 생명’, 유전자 정보로 생명 현상을 설명하는 ‘정보로서의 생명’을 살핀다.

이렇게 다섯 단계를 밟아 올라가며 생명을 입체적으로 조망한 뒤 이 책은 마지막 장에서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먼저 유전학자 허먼 멀러가 생물을 ‘진화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한 간명한 정의를 소개한다. 멀러의 정의는 생명이 무엇인지를 따져볼 때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가 핵심이 된다는 것을 간파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은이는 이 진화 원리에 더해, ‘경계를 지닌 물리적 실체’라는 두 번째 원리를 내놓는다. 생명체는 안팎이 막으로 분리돼 있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지은이는 ‘화학적·물리적·정보적 기계’를 생명체를 규정하는 세 번째 원리로 제시한다. 나름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그 메커니즘을 이용해서 자신을 유지하고 성장하고 번식하는 것이 생명체라는 것이다. “이 원리들에 따라 작동하는 모든 실체는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세균에서부터 인류까지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뿌리에서 나와 거대한 나무를 이루고 있음을 강조한다. 생명의 나무는 수십억 년 전 발아한 단 하나의 생명 씨앗에서 자라나왔다. 모든 생명체는 단일 생명체의 후손이며, 따라서 넓게 보면 한 가족인 셈이다. 나아가 지은이는 생명 발생의 확률로 볼 때 외계 생명체도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다만 우리 생명체가 지구의 조건상 탄소를 소재로 한 ‘탄소 중합체’를 바탕으로 삼은 것과 달리, 외계 생명체는 탄소가 아닌 다른 원소를 토대로 삼을 수 있다. 가령, 탄소처럼 중합체를 만들 수 있는 실리콘(규소)이 기초 원소가 될 수도 있다. 지구 생명체가 외계의 실리콘 생명체와 조우할 날이 머잖아 올지도 모른다. 고명섭 선임기자 michae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