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 김대관 "지금이 관광산업 혁신 적기"

강경록 입력 2021. 1.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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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관 문화관광연구원 원장 인터뷰
지금 세대 아닌 다음 세대 먹거리 고민해야
트래블버블, 백신과 치료제 보급이 중요
관광산업 정상화까지 최소 2~3년 걸릴 것
김대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2021년 대한민국 관광산업은 혁신을 위한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관광전문가’인 김대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은 코로나19 속 신축년을 맞은 한국 관광산업의 현주소를 이같이 짚었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사람 중심에서 첨단기술 중심으로 대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지 판가름날 것”이라며 “과거의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해 앞으로 어떻게 먹거리를 찾을 것인가를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를 계기로 우리 관광산업이 풍요로운 100년을 맞이할 수도, 아니면 언제 헤어나올지 모를 침체의 늪에 더욱 깊이 빠져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여파는 그야말로 전 방위적이다. 대표적으로 직격탄을 맞은 분야가 관광이다.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여행의 근간을 이루는 여행사, 항공, 호텔, 운송은 물론 MICE, 축제, 공연관광 등 어느 한 분야도 성한 데가 없다. 산업생태계의 고사마저도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발간한 ‘관광레저소비자지출동향’ 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관광진흥법에 따른 7대 사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3조원(5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여행업은 약 6.4조원(84.3%) 감소할 것으로 보여 가장 피해가 심각했다.

관광산업 혁신, 지금보다 미래 세대 먹거리 고민해야

지금은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할 때다. 정부도 이를 위해 올해 관광분야 예산만 1조 4956억원을 편성했다. 지난해보다 1507억원을 늘렸다. 고사 위기에 빠진 관광업계 지원을 위한 예산은 7503억원을 배정했다. 지난해보다 21.4% 늘린 규모다. 여기에 미래 대응을 위한 안전 및 디지털 혁신 예산은 389억 6800만원으로 117.2%, 지역관광기반 구축 사업은 1179억 4800만원으로 108.9% 늘렸다. 숙박할인권 제공 418억원, 디지털 환경 교육비 50억원, 숙박환경 안전진단 상담(컨설팅) 36억원, 한국관광 실감콘텐츠 제작 12억원 등 기존에 없던 예산도 편성했다.

김대관 원장은 “지금이 관광산업의 변화를 이끌 적기”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 위기는 비록 관광산업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지만, 위기 속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는 우리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굴뚝 없는 첨단산업으로 불리던 관광산업은 지금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초유의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다. IMF의 긴급 구제금융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긴축과 구조조정을 ‘담보’로 내놓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김 원장은 “당시 우리나라의 나랏빚이 1500억달러(약 164조원)가 넘었지만, 가진 외화는 40억달러(약 4조 36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IMF 때는 인력감축과 공장 해외 이전 등 양적완화에만 치중해, 정작 우리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관광산업의 혁신은 지금이 아닌 다음 세대의 먹거리를 어떻게 만들지에 중점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광산업 정상화, 최소 2~3년은 걸릴 것‘

고사위기에 빠진 여행업계는 생태계 전멸을 막기 위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초부터 이용객과 매출이 사실상 전무해서다. 올해 상반기 또한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다수 여행사는 ‘잠정휴업’ 상태. 이에 트래블버블 제도 도입에 여행업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래블버블은 방역 우수 국가간 안전막(버블)을 형성해 자가격리 없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이다. 에스토니아가 지난해 7월 세계 처음으로 ‘디지털 면역 여권’을 발행했고, 헝가리는 같은해 9월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호주와 뉴질랜드 간에는 ‘면역 여권’이 있으면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면제해준다. 여행업계에서는 “트래블버블 협정이 체결되면 이전만큼은 아니더라도 국경 간 이동이 지금보다 자유로워져 관련업계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 원장은 “트래블버블은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가 가변적인 상황인 만큼 트래블버블 대상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안전에 대한 신뢰”라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정보와 현황 정보 등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서로 믿을 수 있느냐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관광산업의 정상화 또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과 보급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원장은 “결국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과 보급 상황에 달려 있다”면서 “사람 간 이동이 안전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느 특정 나라나 특정 집단에 한정되어 백신과 치료제를 보급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금 추세라면, 결국 관광산업 정상화까지 최소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대관 원장은?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여가·관광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신인 한국관광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뒤 △문체부 관광레저기획단장 △한국마이스관광학회 회장 △한국관광학회 부회장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장· 관광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한 관광 분야 전문가다.

강경록 (r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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